KoFC가 지분 100% 보유 … 산업은행 등 5개 자회사 거느려
지난 1954년 설립된 산업은행은 주로 기업들이 주요 산업이나 기술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장기 시설 자금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하지만 국내 산업이 크게 성장하면서 개편 논의가 이뤄져 지난 10월 28일 산업은행은 정부 소유의 공적금융기관인 한국정책금융공사(KoFC)와 상업투자은행(CIB)을 지향하는 산은금융지주회사로 분리됐다.
이로써 산은금융지주는 국민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우리금융그룹·신한금융그룹·씨티금융그룹에 이어 은행 중심의 국내 6번째 민영 금융 그룹으로 탄생했다.
◆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한 산은지주
산은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은 현 산업은행장인 민유성 행장이 맡았다.
산은지주는 산업은행이 보유한 금융자회사 주식과 현금성 자산 398억원을 이전받아 총자산 1조5000억원 규모로 설립됐으며 해당 금융자회사 지분 규모는 산업은행 (100%), 대우증권 9734억원(39.1%), 산은캐피탈 4335억원(99.9%), 산은자산운용사 416억원(64.3%,), 한국인프라자산운용사 117억원 (84.1%) 등이다.
이와 함께 손자회사로는 대우증권 현지법인(뉴욕·런던·홍콩), 르네상스제일호사모투자전문회사, 산은캐피탈 현지법인(베트남), 리더스사모투자전문회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자회들 중 먼저 산은은 자산 152조9000억원, 부채 133조9000억원, 자기자본 19조원이며 대우조선해양, STX팬오션, 현대종합상사, 쌍용양회공업, 팬택, 대우건설 등 9개 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 686개사의 지분(5825억원)도 가지고 있다.
산은의 보유 지분 현황을 살펴보면 상장기업에서는 대우조선해양 31.3%, 대우건설 0.4%, 쌍용양화공업 14.9%, STX팬오션 15.5%, KP캐미칼 4.6%, 현대종합상사 22.5%, 대우일렉트로닉스 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은 팬택 16.8%, 팬택엔큐리텔 1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2009 회계년도 상반기에만 23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실적(2038억원)을 훌쩍 넘겼다.
브로커리지는 소매 부문에서 2위와의 격차를 확대했고 법인 및 국제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국제부문은 올해 상반기 4.4%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중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자산관리(WM)부문의 성장세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말 24조3000억원 수준이던 자산관리잔고 규모는 12월 현재 37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증권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식형 상품이 지난해 말 1조3300억원에서 11월 말 현재 1조6500억원으로 증가했고, CMA 잔고도 크게 늘었다.
IB부문에서는 국내 생명보험사 IPO 1호인 동양생명 상장, 올해 상반기 최대 규모인 하이닉스 유상증자 등 대규모 거래를 주관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굳혔다.
캐피탈 업계 맏형격인 산은캐피탈은 벤처금융, 기업구조조정, 카드금융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지난 2007년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여는 등 비소비자금융 부문에서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산은캐피탈은 올해 9월 30일 현재 총 자산규모 3조3519억원으로 3월부터 9월까지 반기 당기 순익은 134억을 기록했다.
산은자산운용사는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수탁고가 6조3929억원(일임 포함)으로 업계 21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기준 수탁고는 14조4640억원으로 총 67개 자산운용사 중 9위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 인프라자산운용은 올해 9월 30일 현재 총 자산규모는 118억원으로 운용자산규모는 약 1조 정도의 규모이며 2008년 회계연도 기준으로 당기순익 기준 25위 (29억원)을 기록했다.
◆2011년 국내 상장, 12년 국외 상장
산은금융지주는 민영화 이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은 기존의 종속관계에서 벗어나 예금, 펀드, 보험 등의 금융상품을 종합 판매하는 '산은 금융플라자'를 설립하는 등의 투자금융분야에서 협업을 강화키로 했다.
예금 금리도 시중은행 예금 상품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산은금융그룹' 출범을 기념해 내놓은 'KDB 프리미어 정기예금'이 대표적이다.
산은은 당분간 지금처럼 정부 지급보증을 받아 저리로 산금채를 발행하는 등 싼값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민간은행과 달리 수신기반이 턱 없이 부족한 산은은 상업은행으로 탈바꿈 하기위해 국내외 은행과 인수합병(M&A)도 고려하고 있다.
산은지주는 산은법에 따라 5년 후인 2014년 5월까지 최초 지분 매각을 시작해야 한다. 민영화 과정에서 2011년에 국내 주식시장 상장, 2012년에 국외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산은지주 목표는 2020년 글로벌 20위 안에 드는 기업금융투자은행(CIB)으로 탈바꿈하는 것. 이를 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파생상품 등 그동안 산은이 강점을 보였던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산은 한 관계자는 “산은지주사는 산은과 대우증권 등의 기업금융 부문 강점을 활용해 기업금융에 경쟁력이 있는 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을 도모하며 지주사 체제가 가지는 이점을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산은지주 주식 100% 보유한 'KoFC'
정책금융공사(KoFC)는 자산은 28조원, 자기자본은 3조원, 부채는 25조원 수준으로 출범했으며 유재한 금융공사 사장이 초대 사장으로 내정됐다.
정책금융공사는 기존 산업은행이 보유한 15조1000억원어치 공기업 주식과 1조2300억여원에 해당하는 구조조정 기업 주식을 받게 됐다.
한국전력,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정부가 보유한 공기업 주식 전부와 하이닉스, 대우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 현대건설, 한국항공우주 등이 정책금융공사로 이관됐다.
또한 은행자본확충 추입자산, 현금성 자산 3조원, 산은전산센터 건물 등도 정책금융공사로 이전됐다.
정책금융공사는 기존 산은이 담당한 정책금융업무를 수행하며 시장 기능에 의한 자금공급이 원활하지 않거나 공공성이 큰 사업 등을 중심으로 원활한 자금 공급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사회기반시설 확충 및 지역개발사업 등 공공성이 큰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하게 되며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기반 조성을 위해 녹색산업 등 신성장산업, 부품소재산업 등에 대한 자금을 공급하게 된다.
이와 함께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긴급 자금 지원 및 금융안정기금 관리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부실징후 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 시장기능 마비시 긴급금융지원 등의 업무를 하게 돼 ‘금융안정기금’도 정책금융공사에 설치됐다.
정책금융회사는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바탕으로 정책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 산은이 산은지주회사로 편입된 후 산은지주회사 주식을 100% 정책금융공사에 출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