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용(79)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21일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의 별세 소식을 전해 듣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마란치 위원장은 한국인에게 영원한 동반자였다. 서울올림픽이 동서냉전이 끝날 무렵 세계를 통합하는 평화의 제전으로서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었던 데는 사마란치 위원장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1981년 바덴바덴에서 사마란치 위원장이 '세올, 코리아'를 외치던 모습을 기억하는 것처럼 그는 한국인의 머릿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이 사상 처음 동시 입장의 감동을 세계인들에게 선사했을 때도 이면에는 사마란치 위원장의 노회한 조정 능력이 작용했다고 김씨는 전했다.
김운용씨와 사마란치는 지난 1975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ANOC) 총회에서 처음 만났다.
이후 김씨는 서울올림픽 유치 활동을 하면서 11살 많은 사마란치 위원장과 가까워졌다.
특히 1986~89년 김 부위원장이 IOC의 TV·라디오 분과위원장을 맡으면서 사마란치 위원장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 김 부위원장이 능력을 발휘해 그 당시 IOC에 닥친 난제였던 방송중계권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김씨는 "사마란치 위원장은 파산 상태에 있던 IOC의 재정을 정상으로 올려놓았다. 그의 이런 업적이 지금의 거대한 스포츠기구 IOC의 위상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