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연속 아시안게임 종합 2위에 도전하는 태극전사들이 도하 아시안게임 성적을 곧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제16회 광저우아시안게임 아흐레째인 21일 전통적인 메달밭 양궁과 펜싱, 배드민턴에서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오르며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추가했다.
하루에 금메달 3개를 딴 것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작황이 나쁜 것이 지만 한국은 메달 합계 금메달 55개, 은메달 46개, 동메달 61개에 이르러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 때 성적(금58, 은53, 동82개)을 22일이면 뛰어넘을 전망이다.
중국은 이날도 사격과 육상, 배드민턴, 펜싱,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등에서 금메달 행진을 계속하며 메달 합계 금메달 145개, 은메달 71개, 동메달 70개를 수확했고 3위 일본(금30, 은53, 동62개)은 레슬링에서 금메달 1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오전 내내 잠잠하던 한국 금메달 소식은 저녁 무렵 양궁장에서 처음 들려왔다.
세계 최강 한국 양궁은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과 두 차례 슛오프를 치른 끝에 30-27로 극적인 승리를 낚았다.
이로써 여자 양궁은 1998년 방콕대회부터 아시안게임 4연패를 달성했다.
세번째 궁사였던 윤옥희(25.예천군청)는 2회 연속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단체전은 한국선수단을 통틀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지만 쉽지 않은 경기를 치렀다.
인도와 준결승에서도 슛오프 끝에 신승을 거둔 한국은 중국과 결승에서도 슛오프가 두 차례나 이어지는 뜨거운 접전을 벌였다.
4엔드까지 24발씩을 쐈지만 220-220 동점으로 연장에 들어간 한국은 첫 슛오프를 28-28로 비긴 뒤 두번째 슛오프에서 10-10-10을 잇따라 터뜨려 기어코 금메달을 손에 잡았다.
배드민턴장에서는 새로운 ‘셔틀콕 남매’가 탄생했다.
지난 6월부터 호흡을 맞춘 신백철(21·한국체대)-이효정(29·삼성전기)은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최강 중국의 장난-자오윈레이에 2-0(21-19 21-14)으로 완승을 거뒀다.
배드민턴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2002년 부산 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휩쓴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은 4년 전 도하 대회에서는 남자단체 은메달을 비롯해 동메달 5개를 땄지만 금메달을 획득하지는 못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22.삼성전기)와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서 우승했던 이효정은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땄고,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한 신백철은 단숨에 정상에 올라 한국 셔틀콕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올랐다.
배드민턴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5개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전통적인 ‘효자종목’ 펜싱은 사흘 연속 금빛 칼날을 번쩍였다.
정승화(부산광역시청)-김원진(울산광역시청)-정진선(화성시청)-박경두(익산시청)로 이뤄진 에페 대표팀은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카자흐스탄을 45-31로 제압,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펜싱은 남자 사브르의 구본길(동의대), 여자 사브르 김혜림(안산시청), 남자 플뢰레 최병철(화성시청), 여자 플뢰레 남현희(성남시청), 남자 에페 김원진(울산시청)에 이어 이번 대회 6번째 금메달을 차지했다.
에페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김원진은 펜싱 종목 첫 2관왕이 됐다.
그러나 김금화(익산시청)-김혜림(안산시청)-이라진(동의대)-이우리(전남도청)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이 사브르 단체전에서 중국에 40-45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레슬링에서는 금메달 후보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정지헌(27·삼성생명)은 남자 그레코로만형 60㎏급 결승에서 이란의 오미드 노루지에게 세트 스코어 1-2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최규진(25·조폐공사)과 66㎏급의 김현우(22·경남대)는 초반 탈락하고 말았다.
육상은 첫날 동메달 2개를 얻었다.
이미영(31·태백시청)은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17m51을 날려 중국의 리링(19m94)과 공리쟈오(19m6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남자 경보 20㎞에서는 김원섭(25·삼성전자)이 1시간22분47초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걸었다.
남자 100m의 희망 임희남(26.광주시청)과 김국영(19·안양시청)은 1회전을 통과해 24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올랐다.
겨울 스포츠의 ‘쌍두마차’ 배구와 농구는 희비가 엇갈렸다.
3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남자 배구는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완파하고 준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남자농구는 예선 E조 4차전에서 중국에 66-76으로 졌다.
아시안게임 5연패에 빛나는 여자 핸드볼은 예선 A조 3차전에서 카타르를 46-12로 대파해 3연승으로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종목이 된 바둑은 혼성복식 예선라운드에서 최철한-김윤영, 박정환-이슬아가 각각 2,3위를 차지해 나란히 4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