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피의 금요일' 재연...사상자 속출

입력 2011-04-0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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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등 유혈충돌...아프간, 유엔사무소 공격

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1일(현지시간) 중동 각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사상자가 잇따르고 있다.

2주 전 금요일인 지난달 18일 예멘에서 52명이 숨지고 한 주 뒤인 25일에도 시리아에서 수십명이 사망한데 이어 '피의 금요일'이 재연됐다.

시리아에서는 보안당국이 정치개혁 이행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총을 쏴 10여명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시위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진 두마 지역에서는 3000명이 국가비상사태법 폐지 등 정치개혁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시리아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데 촉매 역할을 한 남부 다라 지역에서도 5000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부딪혔다.

예멘에서도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도 사나에서 수십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는 지난 2월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반 정부 시위 장소에서 4km 떨어진 사빈 광장에서는 수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친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살레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나는 위대한 국민들을 위해 나의 피와 영혼, 가치 있는 모든 것을 희생할 것이라고 맹세한다"면서 즉각 퇴진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남부 아비안주 로데르 지역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1명이 다치고 여러명이 부상했다고 주민들이 전했다.

예멘에서는 지난달 18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하루에만 52명이 숨지는 등 시위사태 이후 현재까지 총 82명이 목숨을 잃었다.

오만에서도 시위 참여 혐의로 앞서 체포된 가족들의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 수십명이 경찰과 충돌, 1명이 숨졌다.

요르단에서는 암만시청 앞에서 600명이 모여 정치개혁과 부패 척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지만 다행히 유혈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시아파 주민 수백명이 차별정책 폐지를 촉구했으며 바레인에서는 시아파 주도로 진행돼 온 시위에 대한 사우디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불태운 미국인 목사의 행위에 격분한 무슬림들이 북부 마자리샤리프 지역에 있는 유엔사무소를 공격했다.

이번 사고로 유엔 직원 등 최소 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잔인무도하고 비겁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반 총장은 아프간 유엔 대표부의 스타판 데 미스투라 대표를 현장에 보내 상황을 파악하고 유엔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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