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컬쳐]'딱딱한 鐵' 선율과 만나면 '따뜻한 鐵'

입력 2011-04-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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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매월 음악회 개최 등 각종 문화활동 펼쳐

▲테헤란로 한복판에 위치한 포스코센터에서는 매월 한차례 한국 전통음악과 뮤지컬, 재즈,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포스코센터 음악회가 열린다.

철의 기업 포스코의 각종 문화활동은 저변이 넓기로 유명하다. 문화 마케팅을 통해 철이 주는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벗고 있다.

포스코의 예술과 문화에 대한 관심도는 서울 대치동 사옥을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있다. 지난 1995년 완공된 이 건물 로비에는 창문이 없다.

‘아트리움’으로 불리는 로비는 높은 천장과 시원한 유리 벽면, 하늘로 뻗은 강철 구조에 내부 공간을 수놓고 있는 260여개의 TV브라운관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울 도심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비디오아트의 대가 고 백남준 선생의 작품이다. 모니터에서 내뿜는 각양각색의 영상은 현란하면서 아름답다. 철과 예술의 만남이 빚어낸 현대예술의 상징, 마치 포스코 문화마케팅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철과 선율의 만남= 아트리움에서는 한 달에 한번 따듯한 선율을 선사하는 음악회가 열려 지역 주민과의 소통의 기회로 활용된다. 1200석 규모의 좌석이 꽉 채워질 만큼 시민들의 호응이 높다. 클래식뿐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과 뮤지컬, 재즈,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포스코센터 음악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포스코센터 음악회는 1999년 밀레니엄 제야음악회를 시작으로 현재 130여 회의 공연을 펼쳤다. 안숙선, 윤희정, 금난새, 임태경, 김창완, 트윈 폴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 열린 음악회에서는 정준양 회장이 무대에 올라 직접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정 회장은 '송년음악회-금난새&유라시안 필하모닉'의 마지막 무대에 올라 화사모(화음을 사랑하는 모임) 합창단원 30여 명과 함께 ‘루돌프 사슴코’를 합창했다.

화사모는 1966년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동창들로 구성된 합창단으로, 서울사대부고 출신인 정 회장도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센터 음악회는 포스코센터를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던져줬다. 발상을 전환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현실을 살펴보면 보이지 않던 잠재된 수요가 폭발한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창사 이래 최고의 철강판을 만들어 세계 1위 업체로 성장한 포스코가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발전하려면 임직원 모두가 바로 '창조적인 마인드'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여기게 됐다. 특히 금난새 지휘자가 공연 중간에 재미있고 자상한 해설로 연주자와 청중의 간격을 좁혀주는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 그들의 애로를 먼저 발굴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세를 일깨워줬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둘째줄 중앙)이 지난해 연말 포스코 송년음악회에서 '화음을 사랑하는 모임' 합창단원 30여 명과 함께 '루돌프 사슴코'를 합창하고 있다.

◇문화마케팅, ‘생활속에서 찾는다’= 포스코의 문화사랑은 음악회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1980년에 1호 제철소가 있는 포항에 효자아트홀을 설립하며 문화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포스코는 1992년 2호 제철소인 광양에 백운아트홀을 열며 지방도시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두 공연장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이 적은 지방도시의 한계를 극복하며 고품격 음악회, 연극, 뮤지컬, 무용, 국악 등의 공연을 연간 40여 회 선보이며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가운데 포항 국제불빛축제와 광양 국악 난장은 포스코가 지역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 문화행사다. 또 포항과 광양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학기 중에는 감수성 회복을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인 '예술마루'를, 방학 중에는 예술 체험 특별 활동인 '헬로 아트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95년에 개관한 포스코 미술관은 서울 강남 지역내의 유일한 기업 미술관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를 개최,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1년에 10회 정도 저명한 작가 및 신진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6년부터는 철의 기업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열린 철을 재료로 하는 조각, 회화, 설치 등 미술품을 공모하는 ‘스틸아트공모’를 실시하고 있다. 문화마케팅을 단순히 공연이나 문화행사의 지원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시켜 제고하는 방법은 포스코 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학기 중에는 감수성 회복을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인 '예술마루'를, 방학 중에는 예술 체험 특별 활동인 '헬로 아트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서구 등에서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사회복지관, 다문화가정 센터 소속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예술체험 ‘포스코 헬로 아트 클래스’를 6개월간 실시했다.

철강 분야와 관계한 철재 전통문화재 지키기 운동도 포스코의 문화 마케팅의 일환이다. 우리 전통문화 유산 보존을 위한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에 참여,2005년 9월 문화재청과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06년에는 그동안 비무장지대에서 56년간 방치된 장단역 증기기관차 화통(등록문화재 제 78호)을 임진각으로 이동,보존처리 작업을 했다. 포스코는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2005년에는 한국 메세나협의회에서 수여하는 메세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문화공연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공헌을 넘어 포스코의 경영기법, 기업문화에도 매우 큰 변화를 일깨워줬다"면서 "창조성과 적극성 등의 교훈은 국민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는 포스코를 지탱해주는 뼈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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