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어른이 아닌 어린 아이들을 타겟으로한‘껌’의 성공을 겪으면서‘어린이’는 그에게 특별하다. 이런 신 회장의 정신을 이어 롯데제과는 양천동 사옥에 어린이를 위한 과자박물관 ‘롯데 스위트 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은 평소“우리 기업은 아이들을 위한 기업”이라고 말해 업계에선‘어린이의 대변자’로 불리는 그다. 윤 회장은 어린이에게 잠재돼 있는 예술적 씨앗에 주목해 어린이 예술 놀이터와 어린이 미술관을 만들었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은“아이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평소에 강조했다. 이는“국민에게 먹거리를 통해 행복을 주겠다”는 창립자이자 장인 고 이양구 회장의 철학을 이어받았다.
어린이들을 위한다는 이들의 기업 철학이 올해만큼은 무색해졌다. 어린이날인 5일을 앞두고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오리온은 일제히 과자가격을 올렸다. 2008년 이후 지속된 원자재값 부담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서라는 게 이유다.
업체들의 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기가 문제다. 굳이 어린이날을 하루 이틀 앞둔 시기에 가격을 올렸다는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가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이 우울한 날이 돼버렸다.
어려운 경기속에 어린이도 부모 주머니 눈치를 보는 시대다. 일년 중 단 하루 맛있는 과자를 마음 껏 먹어보고 싶다는 어린이의 소망은 이번 가격인상으로 물거품이 됐다. ‘어린이’로 성공한 기업에게 ‘어린이’를 위한 똘레랑스(Tolerance, 관용·존중)를 보여달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