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출신 ‘파워인맥’ 모바일 시장 쥐락펴락

입력 2011-05-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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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 한계 극복 ‘IT계의 삼성’ 통해

NHN 출신들이 모바일 시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13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업체 ‘카카오’,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으로 일본 앱스토어 시장을 석권한 ‘포도트리’, 일본 교육 앱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코코네 재팬’ 등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서비스들을 전두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전부 NHN 출신이다.

마치 삼성 출신들이 금융과 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요직을 차지해 ‘파워인맥’을 형성하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NHN이 IT업계의 ‘인재양성소’가 되고 있는 까닭은 NHN이 지난 11년 간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좋은 인재를 잘 키웠다는 방증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특히 국내 사업의 한계를 극복해 보고 싶은 이들의 욕구와 비즈니스 플랫폼의 변화라는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 김범수 의장과 천양현 대표의 만남=김범수 전 NHN 공동창업자(현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현 코코네 회장)의 사이는 특별하다. 두 사람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3회 졸업생인 이들은 모교인 건국대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의 발전을 위해 지난해 5월 14일과 올해 25일 각각 1억원씩 총 2억원의 장학금을 나란히 학교 측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범수 의장은 1999년 한게임을 창업하고 2000년 NHN을 공동 창업한지 불과 7년째 되던 해 NHN USA 대표를 그만두게 된다. 당시 김범수 의장이 내부 세력에 의해 떠밀려 그만두게 됐다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지난해 6월부터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업체인 ‘아이위랩’을 설립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뛰어든 김 의장은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개발해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1년 만에 회원 가입 1300만명인 최고의 모바일 앱 개발 기업으로 떠오르게 된다.

NHN재팬 대표를 역임한 천양현 회장은 김범수 의장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했다면 일본 시장에서 성공한 NHN 출신이다.

천양현 회장은 일본 시장에서 주재원 규모로 삼성 다음일 정도로 일본에서 어느 정도 자리 잡은 NHN재팬을 이끌며 비즈니스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낸 인물이다.

지난 2009년 NHN재팬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관심을 돌린 곳은 다름 아닌 어학용 게임 사업이다.

현재 글로벌 이(e)러닝 어학기업인 코코네를 창업한 천 회장은 최근 일본에서 영어 듣기 앱인 ‘키키토리 왕국’이 일본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에서 무료와 유료 분야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키키토리 왕국은 다른 어학 앱들에 비해 접근 방식이 참신하며 단순하고 쉬운 분위기로 기존 교재와 차별화 한 점이 사용자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역삼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는 카카오와 코코네는 두 사람의 친분을 회사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다. 카카오(Kakao)의 첫 글자가 김범수 의장의 이니셜 앞글자 K에서 따왔다면 코코네(Cocone)는 천양현 회장의 이니셜 앞글자 C에서 따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NHN출신인 두 사람이 공동 프로젝트 등 협업을 꾀한다면 업계에 미칠 파장이 클 수 있다”면서 “이들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과 이진수 대표의 만남=이진수 현 포도트리 대표는 NHN에서 미국법인 전략 · 마케팅 담당, 마케팅센터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진수 대표는 카카오에서 부사장을 지내다 모바일 교육·엔터테인먼트 업체 포도트리를 세웠다. 포도트리가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은 이유는 투자 유치 과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포도트리의 자본금은 약 47억원이며 이 가운데 30억원을 MVP창업투자로부터 받았고 김범수 의장이 약 8억원, 이진수 대표를 비롯한 창업 멤버들이 나머지 9억 원 정도를 출자했다. 충분한 사업 자금을 확보한 덕분에 제품의 완성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었고 세계 1위의 앱 개발사가 되겠다는 당찬 목표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Super 0.99 Vocab 30K’와 ‘세계인물학습만화-who?’를 선보인 포도트리는 25일 ‘슈퍼 영단어 3만’ 앱을 일본 시장에 본격 선보였다.

이 앱은 포도트리가 3월 한국에 출시한 동명의 앱을 일본 시장에 맞게 개발한 것으로 영어단어 학습교재 50권 분량에 토익, 토플, 텝스, GRE, 미국 학년별 영단어, 숙어 등으로 분류해 누구나 자신의 수준에 맞춰 영어단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월말 한국 앱스토어 출시 하루 만에 유료 앱 부문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일본에서는 24일 출시 당일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일본 앱스토어 유료 앱 1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도트리 관계자는 “이진수 대표는 김범수 의장이 NHN 미국 법인 대표로 가면서 초창기부터 함께 일해왔다”면서 “벤처캐피탈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도 핵심 경영진을 비롯한 NHN 출신 인맥들의 능력을 인정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일본 시장에서 우리가 만든 앱들을 NHN재팬을 통해 퍼블리싱하는 형태가 될 것이며 모바일 게임 강자들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일대격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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