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의약품, 웅진코웨이-화장품 등 연관 없어도 성장가능성에 진출
석유화학회사(한화케미칼)와 전자회사(삼성전자)가 약을 만들고, 정수기 회사(웅진코웨이)가 화장품을 만든다?
최근 대기업들의 업종 파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이름만 들으면 ‘OO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바로 떠올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기존 사업 만으로는 지속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연관 사업 분야를 넘어선 새로운 영역에 까지 도전장을 내고 있다.
석유화학업체 한화케미칼은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마치고 판매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세계적인 제약회사 미국 머크와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동등생물의약품) ‘HD 203’에 대한 글로벌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HD 203’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Enbrel)’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공동으로 글로벌 시장 판매를 위한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하게 된다. 머크는 한화케미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글로벌 임상과 생산·판매를 담당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그룹 계열사인 드림파마를 통해 판매한다.
AMOLED로 유명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이동식 엑스레이 디텍터 양산체제에 돌입했다. 또 보안 서비스 회사인 에스원은 심장제세동기(심장박동이 비정상적일 때 전기충격을 가해 수축이완을 정상화시키는 의료기기) 렌탈 및 판매를 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의료기기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수기 회사로 잘 알려진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9월 부터 화장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고현정을 모델로 한 리엔케이(Re:NK) 브랜드의 실적도 긍정적이다. 지난 1분기 화장품 부문에서 174억원의 매출을 기록, 당초 분기 목표치인 1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외에 패션브랜드 빈폴 등으로 잘 알려진 제일모직은 반도체소재와 디스플레이소재 등 전자재료 분야에서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2005년만 해도 전자재료의 매출비중은 8.3%로 패션부문 40.5% 보다 크게 낮았지만 그 이후부터 해마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8.1%를 기록, 패션부문(27.5%)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존에 해오지 않았어도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는 적극 진출 하려는 움직임이 많다”며 “주요 기업이 내세우던 대표 제품 품목이 바뀌는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