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中企 "상상력으로 승부한다"

입력 2011-10-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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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안경 받아보고 구매하는 온라인몰 운영…패브리커, 폐가구에 예술·실용성 접목

▲모모트의 컬쳐 브랜드 '브라운브레스 페이퍼 토이'
최근 국내외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제품에 상상력과 스토리텔링을 융합한 실험정신으로 전통적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중소기업들이 있다. ‘안경테’ ‘가구’‘종이인형’이라는 제조업 베이스에 ‘문화’를 덧칠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나가는‘젠틀몬스터’ ‘패브리커 ’‘모모트’가 그 주인공들이다.

▲젠틀몬스터의 '홈트라이 시스템'
◇혁신적인 판매 시스템으로 새 바람 일으켜 = 젠틀몬스터는 ‘홈트라이 시스템’이란 이색 판매 시스템으로 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안경테 생산 업체다. 홈트라이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안경을 5개까지 선택하면 집으로 배송을 해주는 서비스다. 말 그대로 고객들이 집에서 편안하게 안경을 시착용한 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구매 여부와 관계 없이 택배비는 모두 회사에서 부담한다. 반송을 원하면 우체국 직원이 직접 찾으러 간다.

이처럼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높인 서비스로 젠틀몬스터는 5개월여만에 누적매출 1억원을 넘겼다. 내년에는 고객 한명 한명의 얼굴크기에 맞는 맞춤 안경도 주문·제작할 계획이다.

젠틀몬스터의 성공 비결은 홈트라이 시스템만이 아니다. 김한국 대표는 “결국은 안경 그 자체가 매력적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 대표가 생각해 낸 것이 ‘두개 중 하나는‘안 팔리는 안경을 만들자’는 것.

평범함을 거부한 그의 역발상은 다양한 디자인적 시도로 이어졌다. 이러한 그의 창의적 실험이 입소문을 타면서 배우 장혁과 가수 박재범의 안경도 제작했다. 연예계 ‘패션 아이콘’이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젠틀 몬스터만의 디자인적인 가치가 인정받은 셈이다.

소비자들이 안경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일명 ‘비짓(visit)’ 행사도 젠틀몬스터만의 색다른 실험이다. 고객이 직접 디자인 해 원하는 색상의 시트(sheet)로 안경의 프론트 프레임(front frame)을 만들면 나머지 작업은 회사에서 마무리해 배송해준다. 소비자의 호응도 좋다. 오는 29일 열리는 세번째 비짓 행사에는 10명 선발에 500명 이상이 지원했을 정도다. 이외에도 빅뱅의 의상 디자이너로 유명한 지일근씨, 큐브 드로잉 손성규 작가 등 디자이너 및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과 한복·꽃잎·휴지·씨앗·천 등 색다를 소재를 활용한 다양한 문화적 실험도 진행 중이다.

▲패브리커 수작업 가구
◇ 독특한 문화마케팅으로 제품을 예술로 승화= ‘패브리커’는 100% 수작업으로 가구를 만든다. 대량 생산은 하지 않는다. 좋은 재료도 쓰지 않는다. 길을 가다가 쓸만한 폐가구가 있으면 가져와 예술가구로 변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형형색색의 부드러운 천을 약품과 결합해 단단하게 만든 다음, 천을 겹겹이 입혀서 가구를 만든다. 그렇기에 패브리커의 가구들은 단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다. ‘제품’이라기 보다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격이다.

패브리커의 이러한 실험적인 작업이 예술성과 실용성에서 인정을 받게 되면서 공간 연출을 도맡아 달라는 요청도 들어오기 시작했다. 유명 백화점의 공간 디자인 작업을 계기로 최근엔 동대문 두타와 경복궁 내 콘서트장인 오르골하우스 등의 내부 디자인일도 새로 맡게 됐다.

김동규 공동대표는“어떻게 보면 우리 사업은 정말 비효율적이다”라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꿈과 영감을 주는 가구를 만드는 게 꿈이기에 패브리커는 도전과 실험을 멈출 수 없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로 페이퍼 토이 개발업체로 출발한 모모트는 ‘독창성’이 살아 있는 다양한 캐릭터 제품을 기반으로 연 매출 10억원대의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종이 인형을 3D 피규어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사업을 시작했죠. 처음엔 페이퍼 토이만 팔았는데, 유통, 생산, 디자인에 영업까지 하다보니 수익이 안 남았어요. 그래서 방향을 바꿨죠”

박희열 대표는 컬쳐브랜드 ‘브라운브레스 페이퍼 토이’를 시작으로 무한도전 캐릭터부터 빅뱅, 나이키, MCM 등 대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페이퍼 토이라는 단순한 상품 보다는 디자인과 컨텐츠를 통해 문화 마케팅을 전개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김 대표는 “세계 어디서나 제품 자체 보다는 그 제품을 어필 할 수 있는 컨텐츠와 스토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모모트를 컨셉으로 하는 어플과 게임 개발 등 새로운 실험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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