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2등의반란] ’국민복’된 아웃도어…"우리도 노스페이스 될 수 있어"

입력 2012-01-1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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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시장규모 5조…60여개 브랜드 춘추전국시대

▲아이더 모델 윤아·이민호.
‘국민 교복’노스페이스가 아웃도어 열풍을 타고 작년 연말 매출 6000억원(소비자가격 기준)의 고지를 넘어섰다. 국내 단일 패션 브랜드 가운데 매출 6000억원이 넘는 브랜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스페이스 제품을 판매하는 골드윈코리아의 2011년 매출은 작년(5300억원)보다 16% 늘어난 6150억원을 기록했다. 노스페이스가 국내 패션 브랜드중 최단 기간(14년)에 6000억원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아웃도어의 일상복화’다. ‘국민복 아웃도어’ 시대다. 6년전 1조원 규모에 불과했던 아웃도어 시장은 작년 4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등 해마다 1조원씩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미국과 독일에 이어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아웃도어 시장이 5조원 규모로 성장하고 앞으로도 캠핑열풍, 주5일 수업제 도입으로 열풍이 식지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웃도어’의 미래를 본 패션업계는 ‘제 2의 노스페이스’를 꿈꾸고 있다.

패션 1위 업체 제일모직이 올해 상반기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다. 폭풍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 시장을 제일모직으로서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진출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코오롱스포츠, LG패션, 이랜드에 이어 제일모직까지 가세하면서 대기업 빅4를 둘러싸고 중위권 브랜드들의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도발이 시작됐다. ‘제 2의 노스페이스’는 나올수 있을까.

◇황금알 낳는 아웃도어 ‘5조시대’…브랜드만 60여개= 지난해 약 4조원이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올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학 K2 상품기획본부 상무는 “주5일제와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맞물려 아웃도어 시장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있는데 기존 관행을 과감히 깬 업계의 과감한 아웃도어 웨어의 영역 확장이 더욱 시장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오수민 삼성패션연구소 연구원도 “올해 아웃도어 시장은 등산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 캠핑, 바이크와 같은 다양한 카테고리로 시장세분화가 이뤄져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5조원 아웃도어 시장에 참여하는 브랜드만 60여개에 달해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현재 아웃도어 브랜드는 50여개 수준으로 올해 제일모직의 빈폴 아웃도어를 주축으로 신규 론칭만 10여개에 달한다. 시장의 눈은 빈폴 아웃도어를 향하고 있다.

▲제일모직 빈폴 아웃도어 브랜드.
제일모직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만큼 대기업의 영향력은 무시 못한데다 ‘빈폴’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국내 단일브랜드 가운데 최고다. 박창근 제일모직 부사장(패션 1부문장)은 “빈폴은 빈폴 아웃도어 론칭을 계기로 트래디셔널 캐주얼 분야뿐 아니라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15년까지 단일 브랜드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성 전문 아웃도어 브랜드인 와일드로즈를 선보이며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 패션그룹 형지도 ‘노스케이프’를 론칭하고 아웃도어 사업을 본격화한다. 오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빈폴 아웃도어’, F&F의 ‘더 도어’, 형지어패럴의 ‘노스케이프’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신규 론칭을 준비하고 있어 아웃도어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며 “노스페이스, 코오롱 스포츠, K2의 뒤를 따르는 중위권 다툼도 그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넘버 2’자리싸움 ‘예측불허’= ‘넘버2’ 코오롱스포츠를 추격하는 중위권 브랜드들이 해마다 급성장하면서 ‘2위 쟁탈전’이 뜨겁다. 작년에는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 붐에 힘입어 올해 처음 ‘5000억 클럽’에 합류했다. 추정 매출은 5300억원으로 작년(4200억원)보다 23.8%나 늘었났다.

2010년 3위였던 K2코리아는 작년에도 3위에 머물러 아쉬움의 한 해를 마감했다. K2코리아는 2009년 2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 30%의 성장율을 보이며 3100억원까지 성장했고, 작년에는 약 4100억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 넘버 2의 자리다툼은 더욱 예측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노스페이스를 꿈꾸는 코오롱스포츠와 이를 따라잡기 위한 K2코리아의 포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태학 K2 상품기획본부 상무는 “올해 대중적인 캠핑 문화 정착을 위해 오토캠핑족을 타깃으로 한 다양한 캠핑 용품을 선보이며 적극적인 캠핑 시장 공략에 나서 약 5500억의 매출을 올려 파워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며 “주요상권 20곳에 위치한 ‘K2 컴퍼니숍’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대리점 및 백화점을 통한 20개의 매장 확대를 통해 2012년 260여개의 매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대엽 한국패션협회 회장은 “올해 아웃도어 시장은 다양한 업체들의 진입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까지 안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여 품질 등에 주력하는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빅4 진입’ 중위권 다툼 치열=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코리아의 뒤를 이은 중위권 브랜드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블랙야크, 컬럼비아, 밀레, 라푸마, 네파 등 빅4 진입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작년 3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블랙야크는 올해 4000억원으로 잡았다. 목표매출을 달성하기 위해 매장수도 현재 235개에서 연말까지 280개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박용학 블랙야크 마케팅 본부 이사는 “제품 R&D에 투자를 확대해 자체 소재 개발에 집중하며 의류 소재에 중심을 두고 블랙야크의 새로운 소재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또 온라인 소통 등을 활용해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밀레 모델 엄태웅·엄홍길.
컬럼비아는 가벼운 소재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가 높아짐에 따라 제품의 가벼움을 더욱 강조, 이에 실용성과 세련된 디자인과 기능성까지 모두 강화한 제품들을 다양하게 출시해 올해 목표 매출액(3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유진 컬럼비아스포츠웨어코리아 마케팅팀 과장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되어 선보이는 소재인 옴니위크 이뱁, 옴니프리즈 아이스 뿐만 아니라 지난 하반기에 처음 선보여 혁신적인 기능으로 주목 받고 있는 옴니드라이, 아웃드라이 등 독자적인 소재들을 적용한 제품을 더욱 확대해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약 53%의 신장률을 기록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밀레는 올해 25% 가량 신장한 2500억원의 매출 목표로 잡고 매장 역시 210개에 2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밀레 정용권 마케팅 이사는 “레인부츠 등을 갖춘 유럽 브랜드를 라이선스 형태로 도입해 판매를 전개할 예정이며 남성 제품만 생산했던 캐주얼 라인 ‘엠리미티드’의 여성제품을 도입하는 등 여성 제품라인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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