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피탈 27.5%·한국씨티 26.7% 등 '저신용자 고금리 전략'으로 이윤 높여
금융권에 연일 가계부채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이나 금융지주사들이 운영하는 캐피탈사가 고금리 영업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 차례에 걸친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대형 대부업체의 영업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며 높은 금리를 적용해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롯데캐피탈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등을 대상으로 창구지도에 나서 등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서민들을 궁지로 내몰고 일부 캐피탈사의 행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여신금융협회와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전체 11개 캐피털사 가운데 최근 3개월(지난3월~5월)간 연 25%의 신규 개인신용대출 평균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회사는 7곳에 달했다. 롯데그룹 금융 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이 2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한국씨티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씨티캐피탈이 26.7%로 뒤를 이었다. 금융지주사 계열인 하나캐피탈과 NH농협캐피탈도 각각 25.3%, 25.2%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부산은행 계열인 비에스캐피탈은 전체 대출자의 85.6%가 연 25% 이상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리고 있었다. 롯데캐피탈( 79.3%), 한국씨티그룹캐피탈(75.7%), 하나캐피탈(71.2%)도 10명 중 7명 가량에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최근 일부 캐피탈사가 내부적으로 신용대출 기준등급을 완화해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면서 이들로 하여금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7~8등급으로 분류되는 저신용자에게도 대출 영업을 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인 연 30%까지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공격적인 영업력 덕분에 캐피털업계의 이익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캐피털 업체는 은행보다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18개 캐피털사의 지난 1분기 순익은 199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1442억원보다 38.4% 늘었다. 전체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이 41.3%에 달한다.
이처럼 일부 캐피탈사의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자, 금융당국은 이들 캐피탈사에 대해 자율적 금리 인하를 권고하고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캐피탈 업계의 고금리 영업이라는 지적에 일부 캐피탈사에 대상으로 창구지도를 통해 평균금리를 2~3%인트씩 내리도록 주문하고 있지만, 서민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권고수준인 25%대의 평균금리에 접근하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