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에서 ‘BBB-’로 2단계 강등…정크본드 바로 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4위 경제국 스페인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0일(현지시간)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에서 ‘BBB-’로 두 단계 강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정크본드보다 한 단계 위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S&P는 성명에서 “스페인의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금융부문의 위험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강등의 배경을 설명했다.
S&P는 “장기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것은 스페인의 경제성장률에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이 명확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S&P는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스페인 정부의 정책 선택 여지가 제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페인은 지난 2009년 이후 현재 두 번째 경기침체를 겪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스페인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1.5%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GDP 역시 1.3% 위축할 전망이다.
이번 S&P의 결정은 앞서 스페인 정부가 다섯 번째 긴축 재정안을 발표하고 은행권의 스트레스테스트(재정건전성 평가) 결과가 공개된 후에 나온 것이다.
스페인의 신용도는 정부가 1000억 유로 규모의 은행권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추락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과 관련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자국 국채 매입을 통한 구제금융 신청을 망설이고 있다.
ECB는 지난달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해당 국가가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스페인의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5.8%로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