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최근 희망퇴직자 수요를 조사한 결과 수백명의 직원이 희망퇴직 의사를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상치를 뛰어넘는 이번 SK컴즈의 희망퇴직 수요가 최근 수익 하락에 신음하고 있는 포털 업계 전반의 인력 이탈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컴즈가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실시한 직원들의 희망퇴직 여부 조사 결과 전체 직원 1200여명 중 200~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컴즈는 희망퇴직자에 대해 근속연수에 따라 최대 6개월치의 급여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희망퇴직 공고 당시, SK컴즈는 “경영환경 악화와 실적난이 계속되고 있다”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지만 이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미 SK컴즈는 지난 4월 한 차례 조직 축소를 골자로 하는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SK컴즈는 토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원조격인 ‘싸이월드’와 PC메신저 ‘네이트온’을 서비스하며 국내 SNS시장을 연 장본인으로 평가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불거진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 실패로 싸이월드 회원수 감소 등 시련의 계절을 보내왔다.
문제는 이 같은 포털업계의 조직개편과 인력 이탈이 비단 SK컴즈에 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형철 전 SK컴즈 대표는 최근 NHN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학교인 ‘NHN 넥스트’부학장에 선임돼 자리를 옮겼다. 올해를 끝으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야후코리아의 직원 200여명은 여전히 고용승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내부적으로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포털 파란닷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KTH는 포털 서비스 철수를 위한 최소 인력 3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을 스마트 모바일 서비스쪽으로 이동시켰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서도 임직원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의 경우 퇴사자의 재입사를 제한하는 방침까지 마련해 인력 이탈 방지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주요 포털 업체들이 모바일, SNS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며 “잦은 인력 이동이 IT업계의 특성이라는 점에서 확대해석은 금물이지만 포털 업계에 먹구름이 낀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