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민들에게는 농촌의 향수와 추억 그리고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고 농촌지역의 주민들에게는 농촌과 농민의 현실을 알린 드라마가 바로 ‘전원일기’다. 그리고 ‘전원일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바로 주인공 김회장역을 맡은 최불암과 부인역을 한 김혜자다. ‘전원일기’는 이들에게 ‘국민 아버지’ ‘국민 어머니’라는 수식어를 헌사했으며 연기 인생에 많은 것을 안겨줬다.
“39세 젊은 나이에 김회장역을 맡았어요. ‘전원일기’는 우리사회가 지켜야할 소중한 가치를 담은 드라마에요. 저에게는 아버지 역할을 배우게 했고 연기자로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드라마였어요.” 최불암의 ‘전원일기’에 대한 생각이다. “국민 어머니라는 타이틀은 오롯이 ‘전원일기’ 출연으로 얻어진 수식어입니다. ‘전원일기’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이고 아름다은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38세의 나이에 김회장 부인역을 맡은 김혜자의 말이다.
“‘전원일기’가 힘들 때나 기쁠 때나 한결 같이 포근하게 반겨주는 고향의 느티나무 같은 존재로 오랫동안 남아 주기 바란다.” ‘전원일기’ 1000회 기념식에서 기자가 축사를 통해 한 말이다. 물론 그 자리에 참석했던 최불암과 김혜자 역시 한 가지 이미지로 한정되고 장기간 한 드라마에 얽매여 자유로운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전원일기’는 지속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하지만 낮은 시청률과 광고부진으로 시청자의 종영반대에도 불구하고 2002년 12월 ‘전원일기’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최불암과 김혜자는 “‘전원일기’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2주에 한번씩 하는 촬영을 나가야할 것 같은 강박감을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고 종영의 아쉬움을 언급한 적이 있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전국민에게 아름다운 영향력과 한국의 전통가치를 지키는 역할을 했던 ‘전원일기’의 두 주역 최불암과 김혜자는 이제는 70대 원로 연기자로 여전히 드라마와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현역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