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는 학교로, 정치인은 국회로 일단 복귀
박근혜 정부 첫 내각과 청와대 주요 인선이 모두 끝나고 48일 간의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활동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김용준 인수위원장, 진영 부위원장을 비롯한 24명의 인수위원들의 향후 거취에도 윤곽이 잡혔다.
새 정부 요직에 인선된 이들은 조만간 국회 청문회를 거쳐 박근혜 정부의 주역으로 뛰게 됐다. 우선 진영·서승환·윤병세 등은 각각 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장수·유민봉·모철민·최성재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정기획·교육문화·고용복지 수석에 내정돼 직전 업무의 연속성을 이어가게 됐다.
김 위원장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재산·병역 의혹으로 낙마했다. 이로써 당초 김 위원장이 강조한 인수위 활동 후 원대복귀 원칙이 깨졌다는 비판과 함께 박 당선인의 인재 풀 한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 1기에 입각하지 못한 나머지 인수위원들은 본래의 직무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옥동석·이혜진·홍기택·장훈·이승종·장순흥 등 교수 출신 위원들은 강단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현직 새누리당 의원인 이현재·류성걸 경제1·2분과 간사, 강석훈·안종범·김현숙 위원 등은 초선 의원인 만큼 인수위 이후 국회와 지역구 활동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인선 명단에서 빠졌다 하더라도 권력기관장과 청와대 비서관 등용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가 가계부채, 경제민주화, 지하경제 양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만큼, 3대 경제권력으로 꼽히는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장에 인수위원들이 후보군으로 부각되고 있다. 주로 박근혜 경제공약에 깊이 관여한 경제분과의 류성걸·이현재 간사, 안종범·강석훈 위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국제금융 등 거시경제 분야 전문가 홍기택 경제1분과 위원은 박 당선인이 후보로 점찍은 민간 출신의 금융위원장 깜짝 카드다.
특히 이현재·안종범·강석훈 의원은 현직 의원이라는 부담 때문에 임명을 보류했다는 관측이 많아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중요한 자리에 중용될 수 있는 카드다. 아직 이름이 불리지 않은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대선캠프와 인수위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향후 2기 내각에서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번 능력을 인정하고 신임한 인사는 끝까지 중용하는 박 당선자의 스타일을 고려했을 때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될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는 것이다.
박 당선인의 ‘경제브레인’이자 최측근인 강석훈·안종범 위원은 특히 박근혜 정부의 개국공신으로 인정받고 있어 새 정부 요직후보군에 끊임없이 거명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맞춤형 보육정책을 주도적으로 집도한 김현숙 위원과 박 당선인의 교육 정책 조언자인 곽병선 간사도 각각 차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 물망에 오를 전망이다.
올해로 정년을 맞아 서울대 윤리교육학과 교수직에서 퇴임하는 박효종 정무분과 간사의 향후 거취도 관심이다. 대선 경선 캠프 때부터 당선인의 신임을 얻어온 만큼 새 정부에서 정치쇄신의 중책이 맡겨질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