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의 명대사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 겨울'에서는 회를 거듭할 수록 노희경 작가의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산소 커플'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수(조인성 분)와 오영(송혜교 분)의 명대사들은 무엇이 있을까.
# 오수 "나 살아있으니까 살고 싶다!"
살기 위해 가짜 오수로 살아가려는 오수에게 문희선(정은지 분)이 "그렇게까지 하면서 네가 살아야 하는 이유가 뭔데?"라고 묻자 오수는 "나 살아있으니까 살고 싶다"고 자조 섞인 한 마디를 남긴다.
살아 있기 때문에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오수의 말은 힘들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그 겨울' 명대사였다.
# 오수 "내가 해치우기엔 넌 너무 쉬워!"
오영은 희선에게 오수가 돈 때문에 자신에게 접근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에 오영은 자신이 죽으면 재산이 상속될 것이라며 돈이 필요하면 지금이라도 자신을 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수는 오영에게 오해라고 해명하며 "나 지금이라도 널 죽일 수 있고 기회도 여러 번 있었어. 내가 해치우기에 넌 너무 쉬워"라며 눈물을 흘렸다.
오수의 이 말은 오영을 향한 그의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향후 두 사람의 운명에 대한 복선이 깔려 있어 눈길을 끌었다.
# 오수 "제 동생은 가구가 아닙니다!"
오수가 동생 오영을 데리고 외출하려고 하자 왕비서(배종옥 분)가 만류한다. 오영이 외출했다가 혹시 다치기라도 할까 걱정된다는 왕비서에게 오수는 "제 동생은 가구가 아닙니다"라고 단호히 말한다.
이는 시각장애인은 위험하니 밖에 나오면 안 된다는 대중의 선입견에 일침을 가하는 '그 겨울'의 명대사라 할 수 있다.
# 오영 "많이 힘들겠다. 많이 아팠겠다. 그걸 먼저 물어야 되는 거 아니니?"
20여년 만에 동생을 찾아 온 오수. 하지만 그를 대하는 오영은 차갑기만 하다. 그런 태도를 다그치는 오수에게 오영은 "네가 떠날 땐 멀쩡했는데 21년 만에 네가 만난 난 눈이 안 보여. 그렇게 사랑했다면 너는 재산이니 소송이니를 말하기 이전에 '멀쩡하던 네 눈이 왜 그러냐' 그걸 먼저 물어야 되는 거 아니니? 많이 힘들겠다. 많이 아팠겠다. 이 오빠도 아프다"라고 오열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송혜교의 감정 연기가 돋보였던 이 장면은 단연코 '그 겨울'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 오영 "시각 장애인이 만지는 건 모두 무죄!"
다정한 시간을 보내던 오영은 오수에게 만져보고 싶다고 말한다. 오수가 "남자의 몸을 함부로 만지는 것은 안 좋다"고 농담을 건네자 오영은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만져야 느낄 수 있어. 만져야 알 수가 있어. 그러니까 시각장애인이 만지는 것은 모두 무죄"라며 "앞이 보이지 않는 우리에게 있어 팔이 두껍고 목소리가 좋은 남자는 다 미남이야. 넌 그래서 미남이야. 여자는 팔이 가늘고 목소리가 예쁘면 미녀고. 어때? 이거저거 따지는 너네 정안인들보다 심플하지?"라고 말했다.
이는 미에 대한 기준을 겉으로 보이는 시각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선입견을 일침을 놓는 한 마디였다.
# 오영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
오영은 오수에게 또 다른 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그러자 오수는 마치 다른 사람의 삶을 이야기하듯 자신의 힘든 삶을 읊조리며 자신을 버린 엄마를 원망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에게 오영은 "니가 뭔데 그 사람을 용서해? 사람이 사람한테 해줄 수 있는 건 용서가 아니라 위로야"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