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협·엔저 부담에 5일 코스피 32P↓·원/달러 1130원 돌파
북한의 거듭되는 전쟁 위협과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1920이 깨졌고 원·달러 환율은 1130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사태해결을 살펴보면서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대비 32.22포인트(1.64%) 하락한 1927.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916까지 밀려나며 연 저점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6717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원·달러 환율도 전거래일대비 8.0원 오른 1131.8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1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7일(1130.3원) 이후 7개월여만의 일이다.
북한의 전쟁위협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투자심리를 억눌렀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북한 위협이 증시를 뒤흔들만한 악재는 아니었지만 이번 상황은 조금 다르다고 말한다.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가 쉽지 않아 타협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공격 범위와 대상에 대한 불안 수위가 높아졌고 사태를 조율하고 통제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북 리스크가 극단의 상황으로 치닫을 가능성도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사실상 전면전을 가정한다면 주식시장 전망 자체는 의미가 없다. 미사일 발사, 핵 실험 등 북한의 단발성 악재로 판단한다면 악재가 현실화되는 주가는 오히려 안정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다.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1900선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관점을 유지해야한다고 조언한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반 악재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낙폭은 과도하다”며 “52주 신저가 종목수가 100개에 육박할 정도로 바닥신호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1900선 초반에서는 추격매도 보다는 저가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증시 걸림돌 ‘엔저’도 곧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미국도 고용불안 징후가 재현되고 경기둔화 우려를 의식하고 있어 달러화 공급 확대를 재개할 경우 엔화 약세는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에너지 성수기인 여름을 기점으로 일본 내부의 물가폭등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 2분기 말로 갈 수록 엔화는 10년 평균 수준인 96엔 정도에서 수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지수 방향키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한은은 물가상승을 이유로 완강히 버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하, 동결 두 가능성 모두 주식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약 금리기 동결된다면 양호한 경기인식의 발로로 풀이할 수 있고 정책적 여지를 아껴뒀다는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는 경기부양을 위한 신정부의 정책적 의지를 확인시켜 주고 채권 대비 주식자산의 상대적 투자 매력도를 더 상승시킨다”고 판단했다.
환율 시장 역시 점차 안정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 및 금융기관의 외화건전성이 대체로 양호하고 수출업체 네고물량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며 “급등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주와 신정부 정책 수혜주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정부 정책 수혜가 집중되는 미디어와 헬스케어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며 “실적개선이 가시화 되고 있느 IT업종도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