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경제민주화 확실하게 추진하겠다”

입력 2013-04-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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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장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 한때 순환출자 규제에 반대 입장

“경제적 약자를 위한 대책 등 경제민주화 정책을 확실히 추진해 나가겠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경제민주화 실현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자 공정위에 부여된 최대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다만 타 부처와의 공조를 통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서두르진 않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와 함께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균형적인 시각’을 강조,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 공정위 업무 이해도 ‘강점’… 소통 노력도 활발 = 노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956년 충남 서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79년 행정고시(23회)에 합격, 공직에 발을 들였다.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공정거래실, 대외경제조정실에 몸담았고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조정실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등을 거쳤다. 참여정부 시절엔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주미대사관 재경참사관을, 이명박 정부에선 차관급인 조달청장과 방위사업청장을 역임했다.

노 후보자는 외부 인사 출신이지만 공정위 업무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공정위와의 인연도 새삼 부각됐다. 그는 사무관 시절이던 1982년부터 4년 동안 공정위 전신인 기획원 공정거래실에서 공정거래법 제정 후 관련 후속 법안, 하도급법 제정 작업을 맡았다. 그 스스로도 내정 이후 “공정거래법을 만들 때 근무했고 재경부 정책과장 때도 대기업 제도에 관여했다”면서 공정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실 근무 경력으로 공정거래 제도 전반에 친숙하고 경제민주화 등 당면 현안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 후보자는 합리적 정책 조정 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재정부 차관보로서 각종 경제위기 극복책과 일자리 대책 등을 마련하면서 부처 간 의견 조율에 앞장서는 등 정책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이다.

조달청장 재직 시절엔 ‘품질 조달, 공정 조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정부 조달의 공정성 제고와 공공조달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했다.

소통의 필요성도 절감하는 그는 직원들은 물론 시민들과의 소통 노력에도 신경을 쏟아왔다. 대학·경제단체 등의 특강 요청에 적극 응해 대학생들에겐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라고 조언하고 경제단체 및 단체장들에겐 지역 일꾼 지키기를 강조하곤 했다. 특히 방위청장 시절엔 트위터를 통해 차세대 전투기 도입 등 방위청 현안에 관한 입장을 자주 밝혔다.

◇ “경제민주화, 행태는 신속히 구조는 신중히 개선” = 노 후보자는 경제민주화를 시장의 행태와 구조로 나눠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잘못된 행태는 바로잡되 구조까지 건드리는 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3월 말 내정발표 후 “불공정한 시장행태에 대한 규제는 철저하게 해 나가되 시장 구조와 관련한 (개선) 조치는 다른 정책과 연동해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 후보자는 “시장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민주화는 ‘한방’으로 될 수 있는 것도, 종합감기약처럼 하나로 처리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경제민주화 정책은) 기존에 시장 구조와 관련된 것들이 많아 국민경제의 부담도 크고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기 때문에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도 말했다.

노 후보자의 이 같은 구상은 특히 대기업 정책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면서도 기존 순환출자 규제 등 지배구조 개선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한편에선 박수가, 다른 한편에선 질타가 동시에 쏟아지고 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언론 대담에서 “‘경제민주화도 중요하지만 나라 경제 전체가 잘돼야 한다, 균형 있게 가야 한다’는 노 후보자의 말을 듣고 공정위원장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등 야당에선 노 후보자가 과거 재벌규제에 반대했던 점까지 더해 적격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 재직하며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힘들 정도의 부담을 야기하는 순환출자 규제는 자칫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1년 8월 방위사업청장 재직 시절엔 대기업에 군 건빵 사업 진출을 허용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성장 우선’ 여론에 따른 경제민주화 의지 후퇴 논란에 휘말린 상황에서 야당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노 후보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그에겐 2억원의 소득에 대한 탈루 논란, 방위사업청장 재직 당시 무기 구입 관련 논란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를 무사히 넘는 것이 당장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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