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21일 조정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뉴욕증시 하락, 연준 유동성 축소 우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관측과 최근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9.12포인트(0.12%) 하락한 1만5335.2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53포인트(0.07%) 내린 3496.43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8포인트(0.07%) 떨어진 1666.29를 기록했다.
연준이 빠르면 이번 여름부터 채권매입 규모를 줄여 유동성 축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증시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유동성 축소 시기다. 연준 관계자들은 양적 완화를 오는 하계부터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양적완화를 한 번에 중단하는 일은 없겠지만 850억 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은 조금씩 줄여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가장 큰 관심 사항은 양적완화의 효과”라고 지적하며 “자산 매입이 증시 부양에는 도움이 됐지만 경제 살리기에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로 분류되는 피셔 총재는 그동안 양적완화에 반대를 해온 인물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연준 내 다른 위원들도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오는 22일 경제 전망을 발표한다. 버냉키 의장의 연설은 양적완화 규모에 대한 변화의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피, 지지부진한 장세…종목별 전략 = 국내 증시는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영향으로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공식 입장이 유지되겠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양적완화 축소 내용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버냉키 의장이 증언 과정에서 조기 양적완화축소를 언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 변수가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경우 외국인 수급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대내외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며 “단기적으로 갭 하락 저항이나 1950~2050선에서 매물벽이 형성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양증권은 기술적 분석을 통해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203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지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지난주 상승을 통해 60주 이평선 돌파에 대한 안착 확인 과정을 거쳤다”라며 “MACD(추세분석지표)에서 매수신호 발생이 임박해 추가 상승 가능성 높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어 “일봉상 5, 60일 이평선 골든 크로스 나타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전 고점대 저항인 2030선을 단기간에 돌파하기는 어렵다”라며 “이 가격대를 단기 상승 목표치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차익실현 매물 부담,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위원회를 앞둔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야간 선물이 상승한 가운데 엔저 완화되는 등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메리트는 높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방향성 보다는 종목 중심의 투자전략을 강구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고민은 시장의 방향성보다 업종에 대한 움직임” 이라며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 턴어라운드를 예상해 소재, 산업재에 대한 적극적인 비중 참여에 나서는 것인지 낙폭 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 산업재의 경우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시가총액 중립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화장품과 음식료주의 경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 비중을 축소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