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라이징스타’가 탄생했다.
지난 10일 열려 5일간 진행되는 WWDC에서 크레이크 페데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수석 부사장이 개발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페데리기는 이날 ‘강렬한’ 기조연설과 리뷰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 사용되는 차세대 운영체제(OS) iOS7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시연하며 새 운영체제의 장점에 대해 설명해 개발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업계는 페데리기의 리더십이 새로운 OS 개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에 대해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44세인 페데리기는 고(故) 스티브 잡스 공동 창업자와 함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잡스가 세운 넥스트에 입사했으며 1997년 회사가 애플에 인수·합병(M&A)되면서 애플에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의 그의 능력과 특유의 상냥한 성격은 동료 사이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었지만 이를 알릴 기회는 이제까지 없었다고 WSJ은 설명했다.
그가 그동안 애플이 주력하지 않았던 사업분야인 기업 소프트웨어 사업부에서 일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애플이 주력했던 소비자 중심의 소프트웨어에 커리어를 쌓아온 스캇 포스탈은 잡스와 함께 승승장구하며 모바일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 자리에 올라 애플의 핵심인사로 떠오르게 됐다.
포스탈은 그러나 지난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사과로 이어진 아이폰 5의 지도 서비스의 오류를 책임지고 회사를 떠났다.
페데리기는 애플의 맥 아이패드 아이폰용 소프트웨어 등에서 자연스럽게 책임이 늘어나게 되면서 서서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WSJ는 페데리기가 포스탈의 후임으로 모바일 소프트웨어 담당 책임자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망했다.
한편 애플 내부에서는 페데리기와 포스탈이 각각 팀 쿡 최고경영자(CEO)와 잡스의 성향을 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페데리기는 쿡처럼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견 일치를 중시하는 반면 포스탈은 잡스처럼 자신의 감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WSJ는 내부 직원들 의견을 인용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