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가까이 이어져 온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등 보수 메이저 언론매체들의 네이버 때리기가 이번 주를 고비로 얼추 마무리되는 분위기입니다.
네이버 때리기 보도는 23일, 24일 피크를 이뤘습니다.
새누리당이 23일 대형 포털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온라인에서 불공정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판단, 관련법 입법을 앞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강남에서 '공정과 상생의 인터넷 사업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기 때문입니다.
조선일보는 23일에 한 면을 할애, "네이버 폐해 생생한데… NHN 대표 "이런 얘기 처음"이란 제목으로, 네이버 때리기를 이어갔고, 중앙일보 역시 "네이버가 짝퉁 광고해 회사 문 닫게 됐다", 매경은 "한 발 뺀 네이버, 인터넷 벤처 숨통 트일까?" 등의 제목으로 일제히 네이버 비판기사를 쏟아냈습니다.
혹 이번 조·중·동·매경 등 메이저 매체의 네이버 때리기를 처음 접하신 분들은 "네이버 때리기의 숨은 진실(https://m.etoday.co.kr/view.php?idxno=765766
)"이란 기사를 검색해보시면 알 수 있을 듯합니다.
NHN 김상헌 대표는 "중소업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상생협의체의 주체가 돼 대화를 통한 획기적인 상생방안을 내놓겠다"고 한껏 자세를 낮췄습니다.
◇피해업체 성토장 된 '네이버 토론회'
23일 토론회의 요지는 네이버가 인터넷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공정한 질서를 해치고, 이 때문에 중소 인터넷 업체들이 골목상권 침해 이상의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주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네이버의 독과점 문제 등 불공정한 부분을 공정한 협력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법을 만들어 제도화하겠다는 게 정치권의 발언이었다.
네이버 때리기 하이라이트는 이제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과연 조중동 매경 등 메이저 매체와 정치권이 네이버 법을 제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네이버의 반대 논리와 로비력으로 이를 막아낼지 그 결과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정말 객관적으로 살펴볼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가 얼마나 잘못했는 지에 대한 공정한 평가입니다.
과연 네이버가 잘한 일과, 잘못한 일의 비율이 어느정도일까요?
네이버가 그동안 한 일을 100으로 쳤을 때 그간 검색 플랫폼으로서 해온 역할과 최근 불거진 폐해의 비율이 정확히 얼마나 될까요?
만약 네이버의 긍정적 기여도가 10%, 폐해가 90%라면 정말 강력한 독과점법을 적용해, 기업을 산산조각내서라도 네이버를 강제해야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지적돼온 네이버 비판의 3대 골자는 대략 △광고중심으로 왜곡된 검색서비스 △내부 DB를 쌓아놓고 검색이용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가두리형 DB운영방식 △70%가 넘는 독과점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 재벌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를 능가할만큼 인터넷생태계를 황폐화시키고 있다는 것 등입니다.
메이저 언론들의 보도를 종합해보면 네이버는 긍정적 기여도보다는 폐해가 심각한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안타깝게도 네이버의 폐해는 네이버의 장점과 우리사회에 기여한 점과 비교하면 전체의 20%도 채 안되는 수준이라는 게 분석이 우세합니다.
◇네이버 폐해 논란의 진실
지금부터 네이버가 한 일을 100로 봤을 때 왜 네이버 폐해는 20%에 불과하고, 잘한 일은 80% 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네이버는 검색플랫폼으로서 한국 인터넷시장에 기여한 공로가 정말 지대합니다.
자, 지금부터 왜 네이버가 이러한 비난 속에서도 계속해 건재해야 하고, 더 발전해야 하는지를 하나씩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가 검색사이트로서 우리에게 안겨준 최고의 혜택은 검색서비스의 자주독립을 유지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국가 사회적으로 매우 큰 의미를 갖습니다.
만약 네이버가 존재하지 않고 전 세계 수 백개 나라 검색서비스를 지배하고 있는 구글이 한국 검색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칩시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는 5000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매일 매일 무엇을 찾고, 무엇을 궁금해 하는지, 무슨 행동을 하고, 또 정부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미국을 포함,외국에 대한 외교적 정보흐름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등등 한국의 빅데이터들이 고스란히 구글 손아귀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구글 손아귀에 들어간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요? 이는 한나라의 모든 정보가 미국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미국 정보기관이 한국이란 사회와 국가 전체의 정보흐름과 패턴을 실시간으로 파악할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코리아 빅데이터가 전부 미국에 의해 분석되고 좌지우지된다는 뜻입니다. 국가간 정보전 역시 미국이 한국정보를 손금 들여다보듯 훤하게 꿰뚫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국가 안보측면에서도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5000만 한국 국민을 소비자라고 치면, 미국은 한국민 전체의 소비행태를 완벽하게 분석, 미국 회사가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에 나설수 있음을 뜻합니다. 다국적기업과 국내 대기업간 시장점유율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는 거죠.
지금 구글이 전세계 검색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면서 쌓아가고 있는 검색 결과 빅데이터는 어떻게 될까요?
미국정부와 정보기관들이 펼치고 있는 빅데이터 마이닝(분석)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만큼 엄청납니다. 국가 간,기업 간 이해관계에 결정적 단초와 비밀, 해결방안을 제시해주고 있죠.
네이버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미국 구글이 검색시장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가정은 이처럼 몇가지 사례만 봐도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입니다.
물론 전문서적과 깊이있는 정보는 구글이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합니다. 맞는 얘기입니다. 문제는 한 국가의 검색시장을 독과점한다는 것은 ‘검색결과가 좋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의미라는 점에서 하는 얘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는 미우나 고우나 여전히 건재해야 하고, 또 계속해 발전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인터넷산업적인 측면에서는 네이버가 글로벌 기업인 야후를 국내 시장에서 철수시키고, 세계 최대 ICT업체인 구글의 공세에도 굳건히 한국 검색시장을 지키고 있는 '네이버 정신'만은 제대로 평가받고 대접받아야 합니다 .
◇네이버가 칭찬받아야 하는 이유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네이버가 펼친 살벌한 검색 대혈투는 사실 엄청났습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서 치열하게 맞대결을 펼쳐온 네이버의 고군분투 덕에 한국 검색시장은 여전히 구글이 넘볼수 없는 세계에서 몇 안남은 성역 국가입니다. 구글이 힘을 못쓰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정도입니다.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역사적 평가를 받을만큼 독보적인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이는 외국산 자동차가 여전히 잘팔리고 있고, 나름 30~40%대 시장을 지키고 있는 국내 자동차회사의 선방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검색시장을 빼앗긴다는 것은 우리의 정보와 지식,심지어 영혼(말과 행동을 분석해 모든 이용자들의 성향과 구매패턴,생각들을 다 파악한다는 의미입니다)까지 빼앗기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네이버가 구축한 지식 DB의 의미를 우리는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
사실 '지식검색'이란 단어로 표현하는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사실 10여여간 들어간 서버 구축비용이 조단위에 육박할만큼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DB의 힘입니다.
만약 네이버가 우리나라 왠만한 DB를 모아놓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편리하게 정보를 취합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거는 국립도서관 사이트가서 구해야 하고, 저것은 대법원사이트, 또다른 것은 국회사이트 등등을 전전해야 하는 것입니다.
네이버에 구축돼 있는 DB는 어마어마 합니다. 대략 2억~2.5억개 정도로 추산됩니다. 무료로 혹은 엄청난 돈을 주고 사서 쌓아놓은 DB 덕에 5000만 국민 모두는 오늘도 검색만하면 원하는 것을 바로 찾아낼수 있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모든 것을 찾아주는 네이버만의 맞춤형 검색서비스 입니다.
물론 이 부분은 검색결과중 광고를 먼저 보여준다는 비판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 검색은 구글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을만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고, 전 국민들은 무엇이든 궁금하면 네이버를 통해 그 궁금중과 지적호기심, 의문점 등을 해소하고 해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벌어진 메이저 보수매체들의 네이버 때리기는 사실, 이들 미디어와 네이버 모두 광고시장에서 매출을 올려야하는 태생적 갈등 구조에서 불거져나온 측면이 강합니다. 네이버가 검색광고로 조단위 매출을 올리고 부동의 뉴스 소비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 사이,기존 미디어들은 매출격감과 함께 여론주도권을 네이버에 빼앗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에게 네이버는 눈엣가시일수 밖에 없고,이런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네이버가 가야할 길
좀더 욕심을 낸다면 다음과 네이트가 좀더 발전하고 강해져서 네이버 50%, 다음 30%, 네이트 20% 라는 황금 분할 시장점유율을 차지한다면 정말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여전히 CSO라는 명함으로 분당 사옥 사무실을 굳건히 지키며 독보적인 서비스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반면, 다음 이재웅 창업자는 일치감찌 은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황입니다.
창업자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과 월급받는 전문경영인이 하는 것은 정말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네이트는 SK 그룹사라는 태생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이버와 다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채 초라한 5%대 이하의 낮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전 국민이 네이버에서 정보를 찾고 뉴스를 소비하고 물건을 사고 있는 것은 네이버가 그동안 갈고 닦으며 지켜온 지식검색이라는 독보적인 결과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네이버도 조금씩 변해야 합니다.
우선 네이버 DB는 외부에서 검색이 되지 않도록 차단해 이용자가 들어오면 네이버에 가두는 식의 '가두리 검색방식'에서 탈피, 모든 DB를 외부에서 검색할수 있도록 개방하는 오픈형 DB 구조로 빨리 전환해야 합니다.
이런 가두리식 폐쇄형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도 진출할수 차세대 검색기술의 혁신을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죠.
또 트래픽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 무조건 네이버에 붙이는 '무차별적인 사업진출'은 건강한 벤처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상생 창조경제 측면에서 이제는 자제해야 합니다. 특히 점유율 70%대가 넘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검색결과의 인위적 조작은 그만둬야 합니다.
네이버는 정말 소중하고 더 크게 발전해 구글과의 경쟁에서 절대 죽어서는 안되는 우리나라의 소중한 플랫폼입니다.
네이버 때리기 비난기사가 홍수를 이루는 와중에 네이버를 죽여야 하는지, 아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네이버가 소중하고 건강하게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결국 검색서비스 이용자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