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부동산신탁 등 노후대응상품 개발 적극 나서야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위세를 떨치던 시기에 주로 자산을 축적했다. 그렇다 보니 여타 세대에 비해 부동산 자산 보유 비중이 월등히 높다. 지난 수년간 부동산시장 침체로 노후 대비가 마땅치 않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앞두고 주택 등 자산을 대거 처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금융시장의 주된 불안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6일 금융연구원의‘베이비붐 세대의 고용·소득·자산구조와 시사점’보고서와 2011년 통계청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자산(거주주택+거주주택 이외)과 금융자산(저축액+전월세보증금)의 평균이 각각 3억2000만원,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가구의 부동산 자산이 2억2000만원, 금융자산이 7000만원임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가 부동산 자산을 약 1억원 정도 더 많이 보유한 것을 알 수 있다.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가구의 비중도 81%로 전체 가구(66%)에 비해 높다.
임진 금융연 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부동산 불패신화, 부동산 위주의 재테크 문화, 부동산 가격의 하방경직성, 유산상속 형태로의 부동산 소유 선호 등으로 부동산 자산 비중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며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앞두고 부동산 매각에 나서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 후 주택대출 관련 부채 부담, 금융자산 및 연금 부족, 열악한 사회보장제도, 고용의 낮은 질적 수준 등으로 퇴직 이후에도 소비를 위한 재원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가 일괄적으로 부동산 매각에 나서면 부동산 가격의 가치는 급락,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동산을 매각하는 대신 실물자산의 금융자산화(역모기지 활용)가 활발해질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운용주체들의 매각, 임대 등에 따른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보유하고 있는 중대형 주택 위주로 가격 조정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처분이 용이하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임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베이비붐 세대의 부동산 매물이 동시에 쏟아질 수 있다”며 “베이비붐 세대의 주택 보유 손익분기점(소득과 주택대출이자 차이 등)을 차별화하는 식으로 자산처분 시기를 분산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베이비붐 세대에게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주택연금, 부동산신탁 등 부동산 자산을 활용한 노후대응상품 개발 및 판매를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황원경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베이비붐 세대는 주택을 처분하기보다 보유하려는 욕구가 커 주택연금을 통해 생활비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주택연금은 담보물을 거주 주택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주택이 아닌 부동산에 대해서도 정책적 차원에서 유동성 공급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