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형마트 등과 연계 소비자 접점 늘리기로
우체국에 이어 농협도 알뜰폰 위탁판매에 뛰어든다. 그동안 유통망 부족으로 고심하던 알뜰폰 업계가 대형마트, 금융 등 타 산업과의 연계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경기 고양·성남·수원시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올해 안에 알뜰폰 시범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농산물유통센터는 도·소매와 물류 기능까지 갖춘 농협의 대형 유통매장이다. 내년부터는 전국 2100여개 하나로마트로 판매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알뜰통신사업자협회의 상위 실적 8개 업체를 대상으로 제안서를 받아 놓은 상태로, 위탁 판매 업체 선정을 위한 심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농협도 우체국처럼 공공성에 무게를 두고 농민들을 주요 대상으로 위탁 판매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이란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망을 빌려 이용자에게 저렴한 비용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주요 알뜰폰 사업자로는 에넥스텔레콤, CJ헬로비전, 프리텔레콤 등이 있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온라인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유통구조 때문에 가입자 유치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최근에 우체국과 대형마트 등으로 유통망이 확산되면서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앞서 우체국은 지난 9월 말부터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6개 중소 알뜰폰 사업자의 알뜰폰 판매를 대행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집계에 따르면 우체국 알뜰폰 판매량은 17일(실제 영업일수 기준)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17일부터 직접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어 전국 100여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가 이미 알뜰폰을 위탁 판매 중이다.
새마을금고는 지난달 부터 전국 240여 지점에서 온세텔레콤과 협력해 알뜰폰을 판매 중이다.새마을금고는 오는 12월 중 2차 사업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이달 말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알뜰폰 사업자 중 하나씩 더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안 업체인 에스원도 어르신 안전을 테마로 한 알뜰폰을 판매 중이다. 아직까지는 삼성플라자에서만 판매 하고 있지만 유통망 확대를 위해 내년 초 우체국 판매대행 알뜰폰 사업자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타 산업과 연계해 알뜰폰을 판매하면 유통망 확대로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판매를 늘릴 수 있다”며 “사업자들마다 통신요금과 단말기가 천차만별인 만큼 철저한 사전 교육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 것이 선행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1년 7월 50만명 선이었던 알뜰폰 가입자는 최근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증가추세가 가파르다. 지난달에는 알뜰폰 번호 이동 가입자가 이동통신 3사를 1만명 이상 차이로 앞지르기도 했다. 기존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옮겨 가는 소비자가 많았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