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스트림 스포츠 패러글라이딩, 스노보드, 스케이트보드, 웨이크보드, 인라인스케이트, 스포츠클라이밍, 번지점프, 산악자전거(BMX), 아이스클라이밍(빙벽등반)… 등 젊은 세대의 도전정신이 잘 반영된 이른바 극한의 스포츠인 익스트림 스포츠(Extreme Sports)를 생각할 때 흔히 떠올리는 스포츠들이다. 실제로 ‘스포츠 클라이밍의 여제’ 김자인은 지난해 열린 8차례의 월드컵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오르며 세계 랭킹 1위와 월드컵 랭킹에서도 1위에 오르며 유명세를 탔다. 익스트림 스포츠에서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아이콘인 셈이다.
하지만 그밖에도 익스트림 스포츠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세계적인 에너지 음료 업체인 레드불은 다양한 국내 익스트림 스포츠를 후원 및 개최하고 선수들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웨이크보드, 스노보드, 미니드롬, 페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종목을 후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미 오래 전 이 같은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층이 형성됐고 동호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은 많았다. 아직까지 김자인을 제외하면 세계적인 인지도를 자랑하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1999년 11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에 경기장이 마련되면서 익스트림 스포츠는 점차 대중에게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종류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레드불 엑스-알프스’ 역시 레드불이 후원하는 대회다. 이 대회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모나코까지 1031km에 달하는 산악 지형을 패러글라이딩과 도보로 완주하는 경기다. 지난해 7월 6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에 한국은 최초로 홍필표가 출전했다. 지구상 최고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이 대회는 프랑스 몽블랑, 스위스 마터호른, 독일 축슈핏체 등 유럽의 유명한 산 정상 10곳을 턴 포인트로 하는 레이스로 해마다 20~30명이 도전하지만 완주하는 선수는 평균 4명이 채 되지 않는다.
홍필표는 이 대회 준비를 위해 이미 국내에서 패러글라이더로 1000km에 달하는 백두대간을 6개월간 비행했고, 2900km에 달하는 히말라야 산맥 역시 비행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회 완주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10위까지만 공식적으로 순위를 집계하고 이후로는 10위가 골인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남은 거리로 순위를 가린다. 그는 10위 토마 코코네아가 골인할 당시 430km를 남겨 완주한 28명 중 25위를 기록했다. 비록 대회 완주에는 실패했지만 대회에 참가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 익스트림 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3월에는 강원도 정선군에서 스노보드 빅에어 대회인 ‘비원(Be Won) 스노보드 빅에어 잼’이 열렸다. 슬로프에서 점프해 공중에서 묘기를 선보이는 경기로 이 대회에서 안태환은 최고의 퍼포먼스로 1위에 올랐다.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치러지는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과도 유사한 경기로 대회 우승자인 안태환은 우승자 자격으로 레드불 주니어 스노보드 퍼포먼스 캠프에 공식 초청돼 세계적인 선수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사이클 경기장인 벨로드롬을 10분의 1 크기로 축소한 ‘미니드롬’에서 최고 시속 80km에 이르는 속도의 스릴을 즐기며 경쟁하는 경기도 있다. ‘더 작게, 더 빠르게, 더 익스트림하게’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극한의 스릴을 느낄 수 있는 이 대회는 1대1 배틀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대회에서 사용하는 자전거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브레이크와 중립이 없는 고정 기어를 이용해 페달을 멈추면 바퀴도 멈춘다.
세계적으로도 2010년 뉴질랜드에서 시작된 대회로 아시아에서는 2012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대회가 열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첫 대회를 열어 정준휘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이 부문 세계 최고의 대회인 ‘레드불 라이드 앤 스타일(Red Bull Ride & Style)’ 대회 진출권을 얻어 세계 무대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는 화려한 기술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웨이크보드 대회와 발차기 무술을 겨루는 마샬 아츠, 차량에게 추월당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살아남는 윙스 포 라이프 월드 런 등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 이벤트들이 생겨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자인에 이은 제2, 제3의 세계적인 익스트림 스포츠 스타 탄생도 멀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