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 하나銀 부실관리 징계 가능성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 등이 매출채권을 위조해 사기로 대출을 받은 금액의 일부가 국내 카지노에 유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이 금액을 자금 세탁 용도로 사용했는지, 강원랜드에서 탕진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KT 자회사인 KT ENS 직원과 이 회사의 협력업체 등이 금융권으로부터 1조8000억원이 넘는 사기 대출을 받은 사건과 관련해 피해 은행의 계좌 추적을 벌인 결과 일부 금액이 국내 카지노인 강원랜드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적발했다.
국내 카지노의 경우 거액을 칩으로 교환하면 이후 경로를 추적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사기 대출을 벌인 협력업체 대표 등이 자금 세탁에 이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기 대출 사건에 연루된 KT ENS 협력업체는 중앙티엔씨, NS쏘울, 아이지일렉콤, 컬트모바일, NS쏘울F&S, 다모텍, 모바일꼬레아 등 7개사다.
서울중앙지검은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KT ENS 김모 부장과 통신기기 업체 아이지일렉콤 대표 오영주씨, 컬트모바일 대표 김장식씨 등 모두 3명을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조해 제출하는 수법으로 2008년 5월∼2014년 1월 은행 16곳을 상대로 463회에 걸쳐 모두 1조8335억여원을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 대출받은 돈 중 일부는 은행에 갚았지만 2900억원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다.
금감원은 이번 사기 대출에 은행 내부 직원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집중 검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주거래은행으로서 매출채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가장 큰 손실을 낸 만큼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경영진에 대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