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업 몰아주기 증가세… 최근 6년간 3→11%대 올라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지난 2월부터 시행됐으나 규제 대상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제한됐다. 5조원 미만 중견그룹은 규제망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들의 내부거래를 규제대상 재벌그룹들과 같은 기준을 적용해보면 상당수 그룹에서 일감몰아주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0대그룹 중 자산 5조원 미만 중견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실태를 진단해본다.
계룡그룹은 대전을 대표하는 중견그룹으로 1970년대 모기업인 계룡건설산업(이하 계룡건설)을 설립하며 출범했다. 계룡그룹의 창업자는 이인구 계룡건설 명예회장이며 슬하에 1남8녀를 두고 있는 탓에 외아들인 이승찬 계룡건설 부사장이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됐다.
계룡그룹은 작년 말 현재 16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오너 일가가 일감 규제안의 기준치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계룡건설(이하 오너가 지분율 38.69%)과 창건축(68.33%), 계룡산업(43.35%), 계룡리조트(70%), 동성건설(34.5%) 등 5개사이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적용되는 곳은 동성건설 한 곳이다. 계룡건설과 계룡산업은 내부거래 비율이 규제치에 못 미치며 창건축과 계룡리조트는 미외감 법인으로 공식 자료가 없어 확인이 어렵다.
일감 규제안에 저촉되는 동성건설은 1989년 5월 설립된 토목·건축 및 주택건설업체다. 계룡산업이 65.5%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이승찬 계룡건설 부사장이 18.5%, 창업자 이인구 명예회장의 동생인 이시구 계룡건설 회장이 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정형용 계룡건설 부회장(5%)과 이원복 전무대우(2%)가 지분을 갖고 있다.
동성건설은 최근 10년 사이 자본 및 자산총계가 3배 가량 늘어나고 매출 역시 3배 이상 늘었는데 성장 이면에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가 한 몫을 했다. 동성건설의 2002년 자본총계는 74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220억원으로 늘었고 자산총계는 115억원에서 332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매출은 2002년 202억원에서 지난해 70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동성건설이 10년새 성장을 하는 동안 평균 내부거래 비율은 17.7%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02~2004년 내부거래 금액은 20억~30억원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5년 40억원으로 불어난 데 이어 2006년에 81억원으로 두 배 급증했고 2007년에는 12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 안팎을 유지했던 내부거래 비율은 2006년에 39.8%, 2007년에 31.6%로 급증했다.
동성건설은 2009년에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 매출과 내부거래 비율이 잠시 주춤했으며 2007~2011년 5년간 매출이 400억~500억원 미만에 머무르는 정체기를 보였다. 하지만 2012년에 매출이 567억원으로 늘었는데 내부거래 의존한 효과가 컸다. 2012년 매출 500억원 돌파 당시 내부거래 규모는 157억원으로 최근 10년래 최대 규모였다.
동성건설은 지난해 매출이 700억원대로 급성장한 반면 내부거래 비율이 크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는데 경제민주화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작년 내부거래 규모는 매출 705억원의 13.6%인 96억원이었으며 전년대비 38.6% 급감한 수치다.
한편 그룹 주력사이자 동성건설의 최대 내부거래 매출처이기도 한 계룡건설은 최근 들어 내부거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2008~2010년 계룡건설의 내부거래 비율은 3% 안팎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 6.29%로 늘어난데 이어 2012년과 지난해에 내부거래 비율이 11%대로 증가했다. 시멘트 제조·판매업체인 계룡산업의 경우 최근 4년래 내부거래 비율은 4~6%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