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말 못 할 고민 ‘변비’. 학업·업무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 외에 서구화된 식습관까지 더해져 변비로 고통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25세 이상 성인 10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명 중 9명꼴로 직장생활 또는 사회생활을 변비 유발 혹은 심화 요인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91.5%가 답할 만큼 변비는 학업·업무 능률을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변비는 원활한 배변이 이뤄지지 않는 질환으로, 1주일에 2회 미만이거나 배변 시 굳은 변을 보며 통증이나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다. 변비 유발 또는 심화 원인으로는 △운동 및 활동량 부족 △학업·업무에 따른 불안·긴장감 등 각종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및 배변습관 등이 꼽힌다.
단기적으로 나타나는 변비증상은 식이요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치료가 필요한 만성변비로 분류된다. 하지만 많은 변비 환자가 잘못된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 복용으로 일회적 증상 개선에 집중하고 있어 문제다.
변비약은 팽창성·삼투성·자극성 하제로 나뉜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변비약 중 대부분은 자극성 하제다. 투약 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 시 대장 내 수분과 전해질의 손실, 장 무력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팽창성 하제는 약에 포함된 식이섬유로 변의 부피를 부풀려 배변을 돕는 방식이다. 초기 변비 환자에게 적합하나 복용 시 복부 팽만감과 잦은 가스 등으로 불편할 수 있다.
삼투성 하제는 대장 내의 수분함량을 높인 후 변을 묽게 만들어 배변 활동이 쉽도록 만든다. 대장이 협착 또는 폐쇄된 환자의 경우 대장 폐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이태희 교수는 “심각한 만성변비는 장폐색, 대장암 등 위험한 2차 질환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만성변비가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진단과 자신의 상태에 적합한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시영 기자 kim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