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카카오그룹·인스타그램·싸이메라 등
개방된 정보, 단문 메시지 등 빠른 시간 안에 정보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시간을 거듭하며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SN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위 업체들 이외에도 특화된 서비스로 고정 이용자를 확보한 복병 SNS들이 점차 세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다른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SNS 분야는 승자 독식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퓨 리서치 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3년 SNS 이용 현황 조사자료’에 따르면 미국 성인 인터넷 이용자 중 73%가 SNS를 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42%는 2개 이상의 SNS를 쓰고 있다. 이용자들이 이용 목적에 따라 여러 SNS를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몇몇 큰 SNS들이 독식하고 있는 시장에서도 특화 SNS가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들이 ‘서비스 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앞다투어 신상 SNS들을 선보이고 있는 이유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폐쇄 넘어 익명 SNS 뜬다 = 폐쇄형 SNS는 이미 대중화한 모양새다. 캠프모바일의 ‘밴드’에 이어 카카오가 ‘카카오 그룹’을 선보이고, 다음이 ‘쏠그룹’을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쏠그룹은 밴드와 카카오그룹에는 없는 공지를 읽지 않은 구성원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과 모임시 발생한 비용을 구성원간 나눠 내야 하는 ‘돈정산’을 해주는 편의 기능도 내장했다.
폐쇄형을 넘어 최근엔 익명 SNS가 뜨고 있다. 사내연애, 연봉협상, 인사고과 등 공개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회사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SNS ‘블라인드’다. 블라인드는 회사 메일 계정 인증을 통해 회사에 재직 중인 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 앱이다. 부서나 지위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고 ‘좋아요', 댓글 기능 등을 이용해 다른 사용자의 글에 의견을 남길 수 있다. 최근 노조설립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던 네이버도 직원들이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것이 시발점이었다.
블라인드에 이어 나온 ‘컴퍼니’도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회사 익명 게시판 앱이다. 같은 회사 동료끼리만 이야기를 나누는 ‘우리회사 게시판’과 경쟁사 직원끼리 업계 정보공유나 교류의 기회를 갖는 ‘이 바닥 게시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컴퍼니도 회사 이메일 인증이 필요하다.
익명 SNS가 인기를 끌자 페이스북은 미국의 익명 SNS의 대표주자인 ‘시크릿’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인수 제안가격은 1억달러(약 1050억원). 시크릿은 페이스북처럼 지인의 글이 실시간으로 내 뉴스피드에 올라오지만, 해당 글을 쓴 사람은 익명으로 노출된다. 이용자가 시크릿에 글을 게재하면, 주소록 지인들에게는 작성자가 친구 또는 친구의 친구로 보여진다. 댓글도 마찬가지다. 아이디나 이름이 표시되지 않고, 접속된 거주지의 도시나 주가 적힌다. 시크릿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할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소셜 소통이 가능해 최근 급부상했다. 시크릿은 창업 1~2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스타트업으로 직원 수도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SNS 핵심은 바로 ‘사진’… 댓글도 짤방으로 달자 = 대표적인 사진공유 SNS라고 하면 대부분 ‘인스타그램’을 꼽는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하며 트위터의 인기를 제쳤다. 인스타그램은 인기에 힘입어 2012년 페이스북에 인수됐다. 인수 금액은 10억달러였다. 하루 평균 사진 5500만장이 올라오며, 사용자 10명 중 9명은 35세 이하이고, 10명 중 7명은 여성이다. 그리고 사용자 10명 중 6명은 미국 밖 사용자다.
인스타그램이 타임라인에 사진을 올리고 지인들과 댓글을 주고받는 형식이라면, 5월 새로운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SK컴즈의 사진 SNS ‘싸이메라’는 재미 요소를 추가했다. 싸이메라는 지인들과 사진을 공유하고 그 사진에 댓글을 다는 것은 물론 리터치를 통해 사진을 통한 놀이문화를 창조하겠다는 포부다. 쉽게 말해 카카오톡이나 라인을 통해 친구들끼리 ‘짤방(짤림방지·재미있는 사진이나 그림을 두루 가리키는 말)’을 만들어 공유하며 노는 것을 더욱 편하게 했다. 사진 편집 앱을 별도로 다운받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이다.
SK컴즈 측은 “글로벌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메라가 5월경 포토 SNS로 업그레이드 된다”며 “북미에 거점을 마련해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포토 SNS에 실제 화장품, 액세서리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