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일반 사회생활과는 다른 연예계라는 또 다른 사회를 살아가면서 수녀님의 시는 그야말로 나에게는 산소 같았습니다."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43)가 월간 '문학사상' 2014년 5월호에 기고한 '용기와 위로, 겸손과 감사라는 말' 중 일부다. 배우 이영애가 말한 '산소 같은 시를 쓴 수녀님'은 수도자이자 시인의 길을 걸어온 이해인(69) 수녀.
이해인 수녀와 2001년 봉사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돈독한 친분을 이어온 배우 이영애는 '문학사상'으로부터 이해인 수녀의 시를 읽고 느낀 소감을 써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고 글을 올렸다.
이영애는 이 글에서 "많은 사람이 수녀님의 시를 읽으면서 위로를 얻는다고 했는데 저 또한 다르지 않았다"면서 "문학, 시는 그런 치유의 힘이 있지만 수녀님의 시는 특히 그렇다.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쉴 수 있는 '마음의 집' 같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해인 수녀의 시 '일기'는 "간혹 말도 안 되는 소문에 갈피를 못 잡고 괴로워할 때도, 또 내게 주어진 행복에 마냥 들떠 구름 위를 뛰어다니는 듯한 기분일 때도" 용기와 위로, 겸손과 감사라는 가르침을 줬다고 소개했다.
시 '감사 예찬'에서는 삶에 대한 감사함을 배웠고, 시 '행복의 얼굴'에서는 삶의 힘겨움 속에서 감사함을 찾고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이영애는 "저는 감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면서 "남편과 아이들, 가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새로운 기쁨과 사랑을 얻었다. 그런 일상의 행복을 바탕으로 일과 삶을 살아가고 싶다"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이어 "수녀님의 시를 보면 삶의 지혜들이 가득하다"면서 "내가 배워 가야 할 길, 알아 가야 할 길을 가슴 깊이 새겨 본다"고 글을 마무리 지었다.
이영애가 이해인 수녀에 대해 글을 썼듯이 2006년에는 이해인 수녀가 이영애에 대해 쓴 글이 화제가 됐다.
이해인 수녀는 당시 글에서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요즘 한창 인기를 누리는 미녀 영화배우가 그의 모습만큼이나 고운 언어로 내게 말을 건네온다"며 "그의 문자 메시지는 늘 '부족한 제가…', '부끄러운 제가…'로 시작해 상대에 대한 격려와 감사로 끝을 맺는다"고 이영애를 소개했다.
또 "사석에서도 그는 비록 농담일지언정 푸념·한탄·불평·원망·자기도취적인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 밝고 공손한 말만 골라 하여 듣는 이를 놀라게 한다"며 "가장 최근에 들은 그녀의 말은 '주변에서 저를 자꾸 띄워 줄수록 오히려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인 수녀는 "여러분도 칭찬을 들을수록 '부족한 저입니다', '덕분입니다' 하며 살짝 자신을 낮추어 말할 수 있는 여유를 지녀보라"며 "그 겸허함의 향기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우정을 더욱 돈독하게 이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학사상'은 5월호 특별기획으로 '내가 읽은 이해인 시인의 시' 코너를 마련하고 배우 이영애뿐만 아니라 강은교 시인('몽당연필을 통한 신에의 연가'), 가수 김태원('친구야 너는 아니'),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수도자의 마음, 시인의 마음, 그 따뜻함'), 정호승 시인('영성적 위로의 시') 등의 글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