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시아 분리주의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무장 세력이 충돌하면서 또 다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슬라뱐스크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무장 시위대가 충돌해 양측의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작전으로 정부군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부상했으며 정부군 헬기 1대도 격추됐다고 밝혔다. 슬라뱐스크에서 정부군 헬기가 격추된 것은 이번이 3대째다. 내무부는 슬라뱐스크를 점거하고 있던 800명의 무장 시위대가 대구경 화기가 박격포를 동원해 정부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무장시위대 측도 10명이 총격을 입어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위대는 동북부 세메니프카 지역에서도 교전으로 5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이날 최소 8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일 남부 도시 오데사에서 친정부 세력과 분리주의 세력 간 충돌로 46명이 숨지자 동부 지역 진압작전의 속도를 일시 늦췄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가 5일 다시 진압작전의 강도를 높이면서 슬라뱐스크 시내까지 진격을 시작, 대규모 유혈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일각에서는 잇따른 군사적 충돌로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했던 제네바 합의가 무색해지면서 사태 수습을 위한 2차 제네바회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의 전화통화에서 “분명한 합의를 목표로 하는 또 한 번의 제네바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이날 독일언론이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남부와 인접한 몰도바는 이날 대통령과 총리, 의회 공동성명을 내고 국경 경계태세를 선포했다. 몰도바에서는 친러 성향의 트란스니스트리아 자치공화국이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의 러시아 병합에 자극을 받아 지난달 또다시 독립을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