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활력 기대 vs. 중소 알뜰폰 업체 몰락”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알뜰폰 인구가 보다 확대되고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는 이통3사의 알뜰폰 진출로 인해 중소 업체들이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KT·LG유플러스 알뜰폰 사업 본격 시작 = KT와 LG유플러스는 8일 알뜰폰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KT는 자회사 KTIS(케이티스)를 통해 알뜰폰 브랜드 ‘M모바일’을 출시했고, LG유플러스도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Umobi(유모비)’를 내놨다.
케이티스는 M모바일을 통해 ‘반값요금제’를 도입, 기존 이동통신사보다 최대 55% 저렴한 요금제를 선보인다. 또 LTE와 3G고객을 위한 다양한 단말기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선불요금제’는 이용자의 통화량과 데이터사용량 등 사용패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3가지 요금제로 출시했다. 한번 충전으로 국내전화·국제전화·데이터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올인원(All-In-One)’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티스는 M모바일 출시를 기념해 선불요금제 가입 고객 모두에게 유심비를 지원한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고객을 대상으로 저렴한 LTE요금제와 차별화된 부가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14종의 요금제 중 표준요금제를 제외한 13종의 요금제를 모두 LTE에 특화된 요금제로 구성했다.
이중 ‘로그 LTE 30’은 월기본료 3만원에 음성 160분, 데이터 750MB가 주어지는데, 이는 기존 알뜰폰 사업자의 동종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혜택보다 많은 수준이다. USIM요금은 할인이 기존 LG유플러스 동종 요금제 대비 50%에 달한다.
현재 단말기는 LG옵티머스G, LG뷰2, 갤럭시윈, 베가넘버6 등 보급형 LTE폰 4종과 LG와인4, 삼성마스터 등의 피쳐폰 2종을 포함해 모두 6종을 확보했다. 앞으로 LTE폰을 주력으로 단말 라인업을 빠른시간 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디어로그는 일반 이동통신 판매점과 온라인마켓을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다. 추후 양판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다양화해 나갈 예정이다.
◇ “알뜰폰에 활력 VS 중소 업체 몰락” 의견 분분 = KT와 LG유플러스의 가세로 이통3사가 모두 알뜰폰 사업을 하게 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업계의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의견과 중소 업체들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KT와 LG유플러스에 앞서 SK텔레콤은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세븐 모바일’이란 알뜰폰 서비스를 하고 있다. SK텔링크는 현재 CJ헬로비전에 이어 업계 2위로 홈쇼핑 채널을 통한 판매 확대 등 판매망 확충을 통해 알뜰폰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통3사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 전국 유통망을 통한 판매와 노하우로 알뜰폰의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며 “가격과 콘텐츠 부문에서 경쟁이 일어나 가입자가 양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기존 알뜰폰 업체들은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진출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통신망을 소유한 이통사들의 시장 진출이 자칫 알뜰폰 생태계를 혼란시킬 소지가 있다는 우려에서다.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통신망을 갖고 있는 이통사들이 알뜰폰에 진출할 경우 자회사들과 다른 중소 업체들과의 차별이 분명 존재하게 될 것”이라며 “이통3사 간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져 불법 보조금이 만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협회도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성명을 통해 “KT와 LG유플러스가 시장에 진출할 경우 알뜰폰 시장이 이통3사 위주로 재편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라는 정부의 기조가 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 관계자는 “통신망을 보유한 대기업 이통사들이 알뜰폰 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먼저 진출해 있는 30여 중소 업체들의 영업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이들이 줄도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통사들의 알뜰폰 진출에 앞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를 준비한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이통3사의 알뜰폰 시장 합산 점유율을 5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했고, 이통사들의 기존 판매망을 통한 영업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보다는 새로운 경쟁 구도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