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얼마 전 카자흐스탄에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액티언(현지명 노마드)은 국내에서는 2010년에 단종된 모델이다.
액티언과 함께 쌍용차의 또 다른 주력 수출 모델인 카이런도 2011년 12월 국내 생산이 중단됐다.
국내 SUV 시장의 흐름이 '프레임 타입'에서 차체 각 부분을 모듈 방식으로 조립하는 '모노코크 타입'으로 바뀌면서 프레임 타입인 이들 차량의 판매가 어려워진 탓이다.
하지만, 카이런과 액티언은 신흥국에서는 인기 모델이다. 두 차종의 올 상반기 수출 물량은 8천956대로, 쌍용차 전체 수출물량의 22%에 달한다.'
쌍용차의 한 관계자는 "주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이란,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 수출되고 있다"며 "프레임 타입이 모노코크 타입보다 주행 안정성이 뛰어나고 튼튼해 비포장도로나 험로 등 도로 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생산이 아예 중단됐거나 비인기 모델이지만, 외국에서는 '잘 나가는' 차들이 적지 않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쏘울과 엑센트, 프라이드가 대표적이다.'
2008년에 첫선을 보인 준중형 크로스오버 차량(CUV) 쏘울은 지난 1년간 국내에서는 고작 2천784대가 팔렸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보다 42배에 달하는 11만8천79대가 판매됐다. 2009년 미국에 출시된 이후 누적판매량도 최근 50만대를 넘어섰다.
국내와 미국에서 인기 차이가 나는 이유는 국내 박스카 시장이 아직 협소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전통적으로 세단이 주류여서 박스카나 해치백 형태의 차량에 대해 소비자들이 아직 생소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차 엑센트와 프라이드도 국내외 선호도가 다르기는 마찬가지.
엑센트와 프라이드의 올 상반기 국내 판매량은 1만1천742대와 5천대에 불과하지만 해외 수출은 각각 13만8천197대와 13만1천936대에 달해 대표적인 수출 효자 차량으로 꼽힌다.
소형차는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 낀 어중간한 위치로 인해 해마다 국내 판매가 줄어들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작고 연비 좋은 차를 선호하는 분위기에 따라 판매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차 아토즈도 국내에서는 생산이 중단된 지 오래지만, 인도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토즈의 인도형 모델인 '쌍트로'는 1997년 인도 판매를 시작해 12년 만인 2009년 100만대 고지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4만2천여대가 팔리는 등 인도 국민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GM은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와 순수 전기차인 스파크EV가 내수보다 수출물량이 20∼30배 많은 차종이다. 쉐보레 트랙스는 유럽에서는 오펠 모카, 북미에서는 뷰익 앙코르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한국 GM 측은 "국내에서는 소형 SUV 차급이 이제 도입 단계지만, 유럽 등에서는 경제성과 실용성 등을 이유로 소형 SUV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