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별 소득 격차 1.61배로 1969년 이후 가장 높아
미국의 도시별 소득 격차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부동산정보업체 트룰리아에 의뢰해 미 상무부와 노동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구 기준 미국 100대 도시의 지난해 소득 격차는 1969년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트룰리아에 따르면 소득 10위를 차지한 보스턴과 90위를 기록한 신시내티의 주민 1인당 소득 격차는 1.61배에 달했다. 이 소득 차이는 주로 부동산시장의 영향이 컸으며 고용 동향 역시 변수로 작용했다고 FT는 전했다.
시대 별로 동일한 순위의 도시를 비교할 때 소득 격차가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 1976년이었다. 당시 샌프란시스코와 엘파소의 소득 격차는 1.36배였다.
지역별로 고용시장의 회복이 차이가 있으며 부동산 가격의 상승 역시 차별적으로 이뤄지면서 소득 격차가 벌어졌다고 FT는 분석했다.
마크 팰림 페니메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시장과 함께 부동산시장의 회복 속도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정 산업 경제의 부침이 달라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산업은 물론 고용과 부동산시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거품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일부에서는 쇠락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텍사스 오스틴에서는 첨단기술기업의 일자리 창출이 늘면서 주택 수요도 증가했지만, 오하이오의 애크론은 고용시장이 위축되면서 부동산 구매 역시 부진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경기 평가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전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스웨덴 재무부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부동산시장은 금융위기 사태의 진원지였다”면서 “부동산은 여전히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건설이 살아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같은 움직임은 고소득 도시에 집중되고 있으며 오히려 소득 격차를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트룰리아에 따르면 산호세 보스턴 뉴욕 등 고소득 도시 ‘톱 10’에 드는 6개 도시의 주거용 부동산건설이 지난해 강한 회복을 보였다.
고용시장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는 것도 부동산시장의 구매력 개선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