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 후 고조되는 고용 불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1800여명의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순환 유급휴직제’를 실시한다.
팬택 관계자는 “순환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을 내부 결정했고, 휴직 기간과 해당 기간에 지급할 급여 수준 등의 세부 기준을 현재 조율 중에 있다”고 13일 밝혔다.
팬택은 법원의 기업회생 절차 개시 여부 결정까지 걸리는 약 3개월 동안 순환 유급휴직을 우선 적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이르면 다음주 초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한 근로계획 운용방안을 마련,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법원은 팬택에 대해 보전처분을 내린 만큼, 유급휴직제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한 후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하게 된다.
유동성 악화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팬택이 순환 유급휴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임직원들을 기사회생의 마지막 보루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팬택이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력 이탈을 막지 못하면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되더라도 회사를 지탱할 기반이 사라진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팬택 관계자는 “전 직원을 잘 이끌고 나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자금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고통을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순환 유급휴직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위기 때 마다 임직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인력을 운용해왔다. 경영 악화에 시달리던 지난해 10월에는 700명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실시했다. 이 중 500명은 자진 퇴사했고, 200여명은 지난 4월 업무 현장에 복귀한 바 있다.
한편, 팬택 이준우 대표는 법정관리 신청 이후 서울 상암동 본사와 김포공장에서 임직원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