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제대로 된 보상을 촉구했다.
반올림은 18일 서초 삼성사옥 앞에서 ‘삼성전자 반도체·LCD 직업병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모든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반올림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6차례의 협상에서 삼성의 진정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삼성은 모든 피해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해야 하며 제대로 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올림이 이날 교섭단에 속하지 않은 다른 직업병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그간 협상에서 삼성이 내놓은 제안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올림은 교섭단에 포함된 피해자는 물론 산재신청자 전원에 대한 보상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반올림은 8월 현재까지 삼성전자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가 백혈병 등 중증 질환에 걸렸다는 제보가 총 164건에 달하고, 사망자는 70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테크윈, 삼성SDS 등 삼성 전자계열사까지 합하면 중증 질환 발병 제보자는 총 233명, 사망자는 9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삼성전자와 반올림 교섭단 참여자 8명 중 삼성전자 측의 합의안을 수용한 5명을 제외한 3명과 교섭단 비참여자 6명 등 총 9명의 피해자 및 유족이 참여했다. 교섭단 참여자는 교섭단 대표인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와 교섭위원 정애정, 김시녀씨 등 3명이다. 이와 함께 교섭단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삼성 직업병 피해자로 산재신청을 한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노동자 고 손경주씨 유족, 유방암 사망노동자 고 김도은씨 유족, 난소암 사망노동자 고 이은주씨 유족, 유방암 피해노동자 박민숙씨 및 삼성 LCD 재생불량성빈혈 사망노동자 고 윤슬기씨 유족, 다발성경화증 피해노동자 김미선씨 등 6명이 참여했다.
삼성의 협력업체 소속 고(故) 손경주 씨의 아들은 “삼성은 여러 기준을 세워 보상을 진행한다고 한다”며 “하지만 마련된 기준이 아버지같은 협력업체 직원은 배제되는 기준일까봐 우려되고, 절대 그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21일에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항소심 판결 선고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