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경쟁’ 석화업계, 남의 텃밭 넘보기…“고유 영역은 없다”

입력 2014-09-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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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업계에 고유 영역이 점차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보인 기업들이 고심에 빠지면서 시장성이 담보된 경쟁사의 단독 영역에 진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은 LG화학이 주도하고 있는 SAP(고흡수성수지)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검토 중이다.

SAP은 자체 중량보다 수백배의 물을 흡수할 수 있어, 유아용 기저귀·위생용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 한화케미컬 측은 유아용품 시장이 커지면서 SAP의 시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 진출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SAP은 아크릴산 라인이 있어야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아크릴산 라인을 보유한 기업과 합작형태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SAP 시장 진출을) 현재 검토 중인 것이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SK종합화학이 SAP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언급한 바 있다. SK종합화학은 2016년까지 울산에 연산 16만톤 규모의 아크릴산 및 SAP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국내에서 유일하게 SAP를 생산 중인 LG화학은 지난해 12월부터 여수공장에 3200억원을 투자해 2015년 완공을 목표로 SAP 8만톤과 SAP의 원료인 아크릴산 16만톤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설비 증설을 진행 중이다.

한화케미컬과 SK종합화학이 진출할 경우 SAP 시장은 3파전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화케미칼과 SK종합화학 모두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6%, 77.2% 급감하는 등, 신규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기존 업체인 LG화학은 증설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SAP 뿐 아니라 SKC가 장악하고 있는 PO(프로필렌옥사이드)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PO는 자동차 내장재와 냉장고 단열재, 합성수지, 페인트 등에 쓰는 폴리우레탄의 기초원료다.

SK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PO를 생산하는 업체로 현재 울산에 연산 31만톤의 PO 공장을 갖추고 있다. 국내 PO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2016년까지 50만~65만톤까지 증설할 계획이다.

올 2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에쓰오일은 지난 7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울산 온산공단에 2017년까지 제2공장을 설립하겠다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안에 따르면 중질유분해시설(고도화설비)을 설치하고 프로필렌 생산 공장을 신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에쓰오일은 프로필렌을 원료로 중간 제품인 PO, PP(폴리프로필렌)등을 생산 및 공급할 예정이다.

이 밖에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SSBR(솔루션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 생산을 위해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연간 20만톤 규모로 2016년 하반기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SBR은 친환경 타이어 재료로, 타이어 효율등급제 시행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간 금호석유화학이 단독으로 생산해온 이 시장은 지난해 LG화학의 가세에 이어, 이르면 2016년부터 롯데케미칼까지 본격 진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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