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남은 피해자ㆍ국가배상 등 줄소송 예고

입력 2014-09-2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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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사진=뉴시스, 영화 스틸컷)

부산지역 최대 공안사건으로 꼽혀온 부림사건이 33년 만에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되며 이슈가 됐던 사건이다. 향후 남은 피해자의 재심 청구는 물론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한 소송 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5일 부림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고호석(58), 설동일(58), 노재열(56), 최준영(62), 이진걸(55)씨 등 5명에 대한 재심 사건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이 공소사실 중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에 대해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1심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검사 작성의 피의자신문조서와 압수물 등의 증거능력, 이적표현물의 이적성 판단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5공화국 시절 대표적 공안사건인 '학림사건'의 부산판이라는 뜻의 '부림사건'은 1981년 공안 당국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수십일 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해 조작한 용공 사건이다.

피고인들은 1977∼1981년 이적서적을 소지하고 공부모임 등을 통해 반국가단체 등을 찬양·고무하는 한편 계엄령에 금지된 집회를 하거나 사회적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는 집회에 참가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사건을 계기로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됐고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확정은 고씨를 포함한 피해자들이 지난 2012년 8월 부산지법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2월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계엄법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경찰의 불법구금과 자백강요로 인한 임의성 없는 심리상태 하에서 작성된 검사 피의자신문조서는 물론, 불법수사와 영장없이 확보한 압수물 역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부림사건 33년 만에 무죄 판결에 따라 이번 사건의 청구인 외에 나머지 부림사건 피해자들 역시 재심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당시 19명이 기소돼 법원에서 징역 1∼7년 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와 상고가 이어졌지만 1983년 대법원이 형을 확정했다. 19명 가운데 남아있는 10여 명의 피해자와 가족들은 부당한 기소와 체포, 고문자백 등에 대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만큼 이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법조계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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