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5년 만에 최저...엔화 가치는 반등
뉴욕증시는 8일(현지시간) 약세로 마감했다. 국제유가가 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정유주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106.31포인트(0.59%) 하락한 1만7852.48로 잠정 마감했다. S&P500지수는 15.06포인트(0.73%) 내린 2060.31을, 나스닥은 40.06포인트(0.84%) 빠진 4740.69를 기록했다.
유가가 증시 분위기를 좌우한 하루였다. S&P500 에너지업종지수는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증시의 고질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프랭크 잉가라 노스코스트애셋매니지먼트 트레이딩 책임자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으로 시장에는 많은 노이즈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즐로 비리니 비리니어소시에이츠 창업자는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해 "나 같으면 정유주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유가는 물론 정유주의 약세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S&P500지수가 지난 10월 저점 이후 11% 상승하는 등 최근 랠리를 이어갔다는 사실도 경계매물을 이끌었다.
△모건스탠리 “내년 유가 43달러까지 빠질 수도”
모건스탠리의 애덤 롱슨, 엘리자베스 볼린스키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보고서에서 브렌트유가 오는 2015년 배럴당 7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치 98달러에서 30% 가까이 끌어내린 것이다.
이들은 상황에 따라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43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 등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내년 2분기에 과잉공급이 최고조에 이를 것이며 하반기까지 유가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예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반등에 나서더라도 3분기에 배럴당 48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덧붙였다.
△헤지펀드업계, 대규모 원유 매도 나설 듯
헤지펀드업계가 최근 원유 선물을 대거 매수한 뒤, 본격적인 매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에 대한 투기세력의 순매수포지션(net-long position)은 지난 2일까지 일주일 동안 14% 증가했다. 이는 2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같은 기간 순매도포지션은 15% 감소했다.
브렌트유 선물에 대한 순매수포지션 역시 같은 기간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헤지펀드의 매수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매도세가 대거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같은 기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가격은 9.7% 빠졌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9.9% 하락했다.
△정유주 급락, 엑손모빌 2.2% ↓...맥도날드도 약세
유가 하락과 함께 정유주가 휘청였다. 세계 최대 정유업체 엑손모빌의 주가는 2.2% 하락했다. 경쟁업체 셰브런은 3.8% 빠졌다.
세계 1위 패스트푸드체인 맥도날드의 주가는 3.8% 내렸다. 맥도날드는 지난 11월 글로벌 매출이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콘센서스메트릭스를 통한 월가 전망치 1.7%에 비해 감소폭이 큰 것이다.
지역별로는 미국의 11월 매출이 4.6% 줄었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매출은 4.0% 감소했다. 이는 모두 전망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맥도날드의 메뉴가 복잡해지면서 서비스가 부실해졌으며, 파이브가이즈와 같은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한 것이 매출 부진의 배경이라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머크 인수에 큐비스트 주가 35% ↑
미국 2위 제약사 머크는 항생제 전문업체 큐비스트파머슈티컬스를 84억 달러(약 9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머크는 큐비스트에 주당 102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5일 종가에 비해 37%의 프리미엄을 인정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부채를 포함하면 인수 규모는 95억 달러로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머크가 큐비스트 인수를 통해 제품군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큐비스트는 오는 2020년까지 박테리아 감염을 막을 수 있는 4개의 신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WTI 4.2% ↓...유가 5년만에 최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79달러(4.2%) 하락한 배럴당 63.0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7월 이후 최저치다.
2월물 금 가격은 4.50달러(0.4%) 오른 온스당 1194.90달러에 장을 마쳤다.
채권시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후 4시 현재 6bp(1bp=0.01%P) 하락한 2.25%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0.72% 내린 120.62엔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