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란 곳이 아직 한없이 어려워요. 그런데 막연해서 더 재밌답니다.”
그녀의 낭랑한 목소리가 이목을 확 집중시켰다. 조곤조곤 말하면서도 빛나는 눈빛에선 열정이 느껴졌다. 목소리 칭찬에 겸손한 기색을 내비친 배우 김예원은 반전 매력으로 가득했다.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2’, MBC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 영화 ‘써니’ 등을 거쳐 최근 뮤지컬 ‘올슉업’에서 주연 나탈리 역을 맡은 배우 김예원을 인터뷰했다.
“무대에서 정말 쉴 틈이 없답니다. 디테일한 상황부터 각종 액션까지 보여드릴 게 풍부한 작품이에요.”
‘올슉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올드팝을 현대적으로 소화해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은 물론, 손호영, 제국의 아이들 동준, B1A4 산들 등 다재다능한 끼로 뭉친 출연진 라인업으로 눈길을 끈다. 여기에서 김예원은 주인공 엘비스에게 사랑에 빠지는 나탈리와 남장을 한 에드 등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안무와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 스토리까지 ‘올슉업’ 무대에선 소위 마가 뜨는 일이 없답니다. 그런데 공연이 참 신기한 게 하루에 2회차가 있는 날이면, 오히려 뒷 공연에서 더 에너지를 채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아낀다는 마음 없이 다음 공연이 기다려져요.”
2008년 데뷔한 이래 2013년 대작 ‘디셈버’ 주연으로서 뮤지컬계 첫 발을 내딛은 김예원은 두 번째 작품인 ‘올슉업’에서 내면까지도 열정적인 에너지로 무장해 임하고 있었다. 그녀는 ‘의지라기보다 잘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속속들이 덧붙였다. 김예원의 언급에서는 연기를 통해 표출하는 외양과 달리, 실제 깊은 생각의 결과와 같은 세심함이 내비쳤다. 이는 지금에 주어진 기회에 대한 ‘감사함이자 소중함에 대한 각인’과 일맥상통함이다.
“왕용범 연출님이 오디션을 잘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사실 어딜 어떻게 잘 본 건지 모르겠어요. 오디션 지정곡이 ‘A little less conversation’, ‘One night with you’였는데, 한 곡 가사가 랩을 연상시킬 정도로 빠른 곡이었거든요. 익힌다는 것 자체가 무척 어려워서 그 곡 때문에 전날 밤을 꼴딱 세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예원은 해당곡을 오디션에서 부를 수 없었다. 그녀는 “현장에서 갑자기 준비 안 해도 된다는 자유곡을 주문받았다. 당황해서 30초 넘게 망설였던 것 같다. 그리고 난 뒤, 최정원 선배님 버전으로 차에서 즐겨듣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OST ‘Bring on the man’을 불렀다. 천만다행이었다. 한편 연기는 남장 여자의 대사가 몇 줄 있었는데 ‘피식’ 웃음이라도 나올 수 있는 포인트를 흥미롭게 보여드린 것 같다”고 ‘올슉업’ 오디션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예원, 흥행 연출가 장진·왕용범이 선택한 그녀 [인터뷰②]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