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란 장르가 음악적인 부분이 크고, 또 카메라 연기와는 무척 다르지요. 왕용범 연출님도 제게 ‘디테일하고 연기가 좋은데 카메라 연기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고 조언 해주셨지요. 무대 언어로서 몸을 쓰는 건 관객에게 전달돼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기에 제겐 하나하나 어려웠어요. 아직은 배워가는 과정이기에 ‘나는 프로야’라는 건 공연 중에 해야 되는 생각인 것 같아요. (무대 위 저는) 소위 말하는 날것의 분위기일 수도 있지만, 생소하지만 ‘아직 재밌다’는 느낌만 드릴 수 있다면 최선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누이 사근사근한 음색으로 그동안의 마음가짐을 꺼내놓은 그녀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소심하고 무서움도 많아 연기할 때 콤플렉스였다. 낯가림도 심한 편인데 평소에 많이 발산하지 않다 보니 연기할 때 극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두루 사람과 지내기보다 주로 친한 몇몇 사람과 왕래하는 김예원은 영화 ‘써니’에 함께 출연한 배우 천우희와 남다른 친분을 내비쳤다.
“촬영 하느라 우희가 상(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 받은 소식을 좀 늦게 기사로 접했어요. 우희한테는 말 안했는데 사실 울면서 메시지를 했거든요. 우희의 영화(‘한공주’)를 울면서 봤어요. 영화가 메시지를 주기도 했지만, 마지막에 블랙아웃이 되고나서 천우희란 이름이 딱 뜰 때 진심으로 감격스러웠지요. 저는 천우희란 배우도 그렇고, 천우희란 친구로서도 그렇고 사람으로서도 그렇고 인정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써니’ 이후 일을 안 할 때 잠깐의 시간 동안 저희는 서로 컨디션을 대충 알고 지내왔어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게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천우희는) 됐어도 진작 됐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계속 서로 힘이 되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1987년생 동갑내기 친구 사이인 두 사람. 한 방향을 바라보며 서로 한결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줄 수 있다는 것은 참 아름답다. 배우 김예원이 그리는 모습 역시 어느 한 순간에 머물지 않는다.
“최대한 오롯이 그 역할이 됐다고 제 스스로 느끼면 느낄수록 확신이 생겨요. 거기에서 모든 것들의 원천이 생겨요. 그렇게 믿을 수 있는 팔색조, 믿음 가는 팔색조가 되고 싶어요. 이 배우가 연기한다고 하면 ‘믿고 볼 수 있겠구나’라는 건 진부할 수 있겠지만, 가장 지켜내기 힘든 것 같아요. 그 지점을 위해 달려가고 순간순간 그 역할을 채워나가는 데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김예원 “믿고 보는 팔색조 연기자 될래요” [인터뷰③]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