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도 자가용 안타고 대중교통

입력 2015-02-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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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신용카드 주유비 전년보다 11% 줄어 역대 최대폭 감소…대중교통비는 29%나 늘어

지난해 11월 주유비 카드결제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름값이 큰 폭으로 내렸음에도 자가 차량을 이용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은 늘렸다. 환경보호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불경기의 단면을 보여줘 씁쓸함을 자아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주유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2조571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9%나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주유비는 또 2013년 9월부터 1년 3개월째 전년 동기비 마이너스 증감률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 크다.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 웹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2014년 11월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1ℓ당 1730.16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49.83원(8.0%) 내렸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작년 12월(1652.23원)에는 -12.2%, 올 1월(1504.82원)에는 -20.2%를 기록함에 따라 주유비는 한동안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오태희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석유는 대표적 비탄력 재화로 가격에 따라 소비량의 변화가 크지 않다”며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가격 하락분을 상쇄할 정도로 소비가 늘지 않아 주유비 카드 결제액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반면 대중교통 이용은 크게 늘었다. 한은에 따르면 대중교통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4141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9.3% 증가했다. 특히 작년 7월부터 10월까지는 30%대의 오름폭을 유지했다.

오 과장은 “정부가 작년 하반기 초 대중교통 이용에 공제 혜택을 확대한다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대중교통 카드결제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와 함께 체크카드 발급 장수 증가, 체크카드 공제 혜택 일몰 연장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침체도 요인으로 꼽혔다. 정훈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큰 폭의 유가 감소에도 자가 차량보다 대중교통 이용을 크게 늘린 것은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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