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석유화학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에틸렌 가격은 톤당 1101달러로 전주 대비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에틸렌 가격은 1월 말 톤당 876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1000달러를 돌파했다.
에틸렌의 가격 상승세는 다른 기초 원료와 비교할 때 두드러진다. 납사 가격은 지난 2월 20일부터 3주 넘게 톤당 500달러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가격도 전주까지 계속 정체되다 3월 들어서야 소폭 오름세를 나타냈다.
에틸렌이 다른 원료들과 다른 가격 추이를 보이는 것은 올해 주요 석유화학기업의 납사분해센터(NCC) 정기보수가 잇따라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15일 LG화학 대산공장 NCC 정기보수를 시작으로 롯데케미칼과 삼성토탈, 여천 NCC 등에서 정기보수를 실시할 예정이다.
올해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설비는 생산량 기준으로 총 397만톤에 달한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연간 약 803만톤이다. 국내 NCC 가운데 절반 가량이 올해 정기보수에 들어가는 셈이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NCC 정기보수로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에틸렌 가격을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일본과 대만 업체들도 올해 NCC 정기보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외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지는 만큼 에틸렌 가격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틸렌 가격 상승으로 석유화학업체의 재고평가손실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재료는 비싸게 사고, 제품은 싸게 팔아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올해는 정기보수와 유가 반등으로 원료 가격이 오르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유가로 악영향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 에틸렌 가격 상승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