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기준금리 1%대 시대에 자산관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예ㆍ적금에 묶여 있는 돈은 서서히 수익률을 쫓아 투자영역으로 흘러들고 있고 부동상 경기 회복 기대감에 수익형 부동산에도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ELS 등 중위험ㆍ중수익 상품 관심가져볼 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결정 이후 각 은행과 증권사 창구에는 투자상품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가장 주목 받는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이다. ELS란 특정 주식에 연동되어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주식 투자보다 원금 손실 위험이 낮고 수익률은 연간 4~6%를 기록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월 평균 ELS 판매액은 6조9031억원이다. 지난해 5조9831억원과 비교하면 15.4% 늘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부센터장은 "3000만원을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2000만원은 지수형ELS상품에 가입하고 나머지 1000만원은 정기예금이나 특정금전신탁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이렇게 하면 목표 투자수익율을 5%대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자산가들은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돈을 넣고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 기준 MMF 순자산총액은 102조2637억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유입된 자금은 18조9717억원에 이른다. CMA 잔고도 47조8694억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1조5345억원 늘었다. 연초 20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MMF와 CMA로 흘러들어온 셈이다.
고령화 시대 대비해 절세상품에 관심을 갖는 자산가들도 늫고 있다. 10년 만기 비과세 저축보험,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 퇴직연금·연금저축 등이 대표적이다.
◇"수익형 부동산 기대수익률 5~6%"
부동산 경기 회복 기대감에 수익형 부동산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수익률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과 오피스 투자 수익률은 전국 평균 각각 6.39%, 5.91%를 기록했다. 국고채(2.59%)와 정기예금(2.44%) 수익률의 '2배'가 넘는다.
최근 투자금이 많지 않은 사람은 택지지구내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내 상가를, 자금 여력이 있는 여유계층은 강남권이나 홍대·이태원 등지의 근린상가 구입이 늘고 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 투자를 망설여지는 사람들이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구매에 나설 수 있다"며 "은행 금리를 감안하면 연 5∼6%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0.1%P이라도 더!"…'금리 노마드'가 움직인다
아무리 금리가 1%대로 내려갔어도 안전자산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자산가들은 단 0.1%포인트의 금리를 쫓아 움직인다. '금리 노마드'(Nomad·유목민)들이다.
이들은 다음주 은행 예ㆍ적금 금리인하에 앞서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은행을 찾는다. 가장 눈여겨 보는 상품은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특판예금들이다. 지난해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은 통일예ㆍ적금을 출시하며 0.1~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바 있다.
금리 노마드들은 제2금융권에도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 2일 출시한 '웰컴 누구나우대적금'은 KB카드를 발급하고 카드결제계좌를 등록할 경우 최대 연 6.5%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OK저축은행의 'OK끼리끼리 정기적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연 최대 4.3%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SBI저축은행도 우대금리를 통해 연 4.0% 금리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중이다.
◇"주담대 고정→변동 전환 신중히 선택해야"
'솔솔' 빠져나가는 이자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자산관리다. 이런 맥락에서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우선 추가적으로 금리 인하가 전망된다면 변동금리가 유리하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향후 2~3년내 급격하게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상승도 마찬가지로 경제 성장이나 가계부채 연착륙 등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도 쉽지 않다.
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자들은 해당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청하거나 중도상환 수수료를 감안해 대환할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기 전에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예를 들면 2년 남은 2억원의 3.5%대 고정금리 대출이라고 가정할 경우 연간 700만원, 총 1400만원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 반면 0.2% 가량 인하된 변동금리로 갈아 탄 경우 연간 660만원, 총 1320만원을 갚으면 된다.
대환한 후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해 보이지만, 중도상환 수수료를 따져 봐야 한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1.5% 라면 추가로 3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따라서 당장 대환해서 갈아 타기 보단 유지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