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발견된 메모와 관련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홍 지사는 10일 도청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나는 성 회장을 잘 알지도 못하고 돈을 받을 정도로 친밀감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정치자금을 1억원 정도 받을 정도로 성 회장과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친밀할 이유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가 성 전 회장을 처음 만난 시기는 2011년 한나라 당 대표 선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 회장과 만난 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번 있었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전국 지역 당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참석했고, 그 때 지역 유지인 성 회장을 잠깐 본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홍 회장은 또 성 회장 메모에 '홍준표 1억'이라고 적힌 것에 대해서는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돌아가신 분이 악의나 허위로 썼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홍 지사는 로비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그는 "중진 정치인 이상이 되고 어느 정도 위치를 점한 사람한테 로비하려는데 직접 연결이 안 되면 주변 사람을 통해 로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로비했다고 해서 전부 본인과 연결됐다고는 보기 어렵고, 검찰 수사를 통해서도 잘 밝혀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이 당 대표까지 했다는 점을 밝히며 "측근을 빙자해 누가 접근할 수도 있다"며 "정치권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메모 내용과 무관함을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