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지분 57.5% 가치 4200억 규모 “아시아나항공 경영권 프리미엄 더해도 7000억 적정”
금호산업 지분(57.5%)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서 최대 관심 포인트는 인수 후보들이 제시하는 가격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금호터미널,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다. 그만큼 자금 동원력이 탄탄한 쪽이 금호산업을 품에 넣을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 매각 본입찰이 28일 실시된다. 현재로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양강 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사모투자펀드(PEF) 4곳 모두 본입찰을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 김 회장이 얼마나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은 앞서 내부적으로 한 곳 이상만 본 입찰에 참여하면 이미 정한 매각 가격에 따라 유효경쟁을 성립하겠다는 방침이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제시한 적정 매각가격은 9000억원+α로 1조원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문제는 경영권 프리미엄인 6000억원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상황이나 수익성을 따져봤을 때 지나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인수의지에 진정성을 의심받던 사모투자펀드(PEF)들은 이 같은 이유로 이번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종가 2만2500원를 기준으로 금호산업 지분 57.5%의 시장가치는 약 4200억원 규모다. 이에 금호산업에 대한 실사를 담당한 회계법인들은 순수 기업가치를 5000억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7000억원 정도가 금호산업의 적정 매각가격으로 추산된다.
이에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호반건설의 1조원 베팅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호반건설은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가격을 얼마나 써낼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1조원은 부풀려진 수치”라며 “문제는 호반건설이 제시한 가격을 채권단이 수용할 만한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14일 한 지역언론과 만나 “응찰 가격을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그렇게 무식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호반건설은 약 5000억원 정도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증권사를 통한 인수금융을 통해 4000억원의 자금도 마련했다. 반면 박삼구 회장은 어느 정도의 인수자금을 마련했지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재무적투자자(FI)와 인수금융을 주선한 금융회사를 확보했다는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