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재계에 따르면 전병일 사장은 지난 주말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메일 한 통을 보냈다. 최근 포스코 안팎에서 거론되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의 부당함 및 문제점과 함께 이에 동요하고 있는 사내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
전 사장은 이러한 항의 서한 전달 소식을 26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고 동요하는 직원들을 다독이는 데 애썼다.
그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설에 대한 적극적 대응 시작’이라는 글에서 “포스코 구조조정은 미얀마 가스전 같은 우량자산을 매각하는 게 아니라 포스코그룹 내 산재한 부실자산, 불용자산, 비효율자산을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전 사장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미얀마 가스전 분리 매각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우선 그는 “우량자산 매각은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거나 타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면 옳지 않다”며 “지금은 과다한 홍보비용과 힘에 부치는 사회공헌, 연수원의 타 기업 연수유치 등 비용절감을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대의명분도 부족하고 미얀마 정부와의 과세 문제, 채권자 보호절차 이행, 배임 이슈 등 분할 매각에 걸림돌도 많다”며 “매각 시 이익의 40~50%가 과세 대상인 만큼 결과적으로 포스코에 2000억원의 장부상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요약하면 향후 25년간 연간 3000억~4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이 날 수 있는 사업 매각이 비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은 자원개발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프로젝트로, 작년 12월부터 최종 목표 생산량인 일일 5억입방피트(원유 환산 8만3000배럴)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전 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장으로서 종합상사의 사업모델과 대우인터의 사업방향, 비전 등을 그룹과 제대로 공유하지 못한 자신의 책임”이라며 “추후 우리가 분석한 매각의 실익과 문제점을 별도로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포스코 측은 이와 관련해 26일 “다양한 구조조정 개선방안 중 하나로 검토할 뿐이며 대우인터내셔널의 자원개발부문 분할 및 매각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