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메르스환자 ‘병원 전전’ 못 막나…병원 떠돌다 감염 확산 가능성도

입력 2015-06-09 08:51수정 2015-06-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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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로 새로 확인된 환자들이 확진 이전에 여러 곳의 병원을 전전한 것으로 나타나 추가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메르스 감염이 모두 '병원 내 감염'이라는 점에서 메르스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한 것은 추가 전파의 위험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9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 95명 중 37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발생했지만 확진자들의 거주지는 경기 부천·용인, 전북 순창 등 전국에 걸쳐 있다. 이날 메르스 확정을 받은 89번, 90번, 91번 환자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감염돼 여려 병원을 전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89번 환자의 경우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뒤 전북 김제 병원 등 세 곳을 들른 것으로 밝혀져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0번 환자의 경우에도 충북 옥천에 소재한 병원을 방문한 뒤 성모병원, 대전 을지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메르스 확정 판정을 받은 76번 환자의 경우 지난달 27, 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던 중 감염돼 이날 서울 건국대병원 입원 중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지난달 28일 삼성서울병원을 나온 이후 지난 6일 오전 엉덩이뼈 골절 치료를 위해 건국대병원 응급실에 오기 전에 서울의 또다른 노인요양병원(5월 28∼29일)과 강동경희대병원(6월 5∼6일) 응급실도 들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기간 보건 당국의 추적관리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8일 브리핑에서“6일과 7일 이틀 간 76번 환자에게 복지부 콜센터에서 전화를 했다”며“병원에 있던 상태라 연결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뒤늦게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건국대병원에 입원 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76번 환자와 관련, 건국대병원에 오기 전 거친 강동경희대병원의 239명과 건국대병원의 147명을 각각 이 환자와의 밀접접촉자로 보고 격리 관찰 조치를 취했다.

지금까지 국내 메르스 전파는 2곳 이상의 병원을 돌아다닌 환자들에 의해 이뤄졌다. 최초 메르스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후 충남 아산의 아산서울의원, 경기 평택 평택성모병원, 서울 강동구 365서울열린의원을 돌다 마지막으로 간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을 받았다. 평택성모병원에서 36명의 2, 3차 감염자를 낳는 등 첫 환자가 들렸던 병원에서 모두 3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감염된 14번 환자도 먼저 평택굿모닝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호전이 없자 지난달 27∼29일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겼다.평택굿모닝병원에서는 다행스럽게 아직 감염자가 없으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무려 37명의 추가 환자를 발생시켰다.

16번 환자의 경우도 지난 5월 15일부터 17일까지 평택성모병원에서 메르스에 노출된 이후 대전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을 차례로 거쳤고 이들 병원에서 각각 7명씩의 환자를 감염시켰다.아직 국내에서 4차 이상의 전파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이 76번 환자가 이들 세 환자에 이어 또 다른 전파자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병원들이 메르스환자를 꺼리기 때문이다. 열이 나거나 가래가 있는 등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는 이미지 추락에 대한 우려로 기피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의 환자 거부 병원에 대한 통제나 제재는 미흡하기 이를 데 없다.

한편 보건 당국은 지난 6일에서야 추적관리에서 누락됐던 접촉자들이 대형 의료기관을 방문해 다수 환자들을 재접촉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의료기관과 연계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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