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16. 한국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김국영(24ㆍ광주광역시청)이 세운 남자육상 100m 한국 신기록이다.
김국영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2015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전남 여수에서 소속팀 선수들과 함께 대회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김국영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며 베이징 선수권대회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종전 기록은 2010년 전국 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0초23이다.
“U대회를 마치고 훈련 성과가 좋아요. 가서 그냥 ‘슥’ 뛰고 오는 거죠. ‘예선 탈락하면, 한국 신기록 못 세우면 욕먹을 텐데’ 이런 생각 하면 힘들어요. 내 기록이니까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 안 되죠. 준비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오전 훈련을 마친 그에게 기록에 대한 걱정은 없어 보였다. 그는 “한국 신기록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압박보다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배울 점을 찾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요. 그날 운이 따라주면 기록도 세우고요”라고 덧붙였다.
처음부터 기록에 대한 압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 한국 신기록을 세웠을 때는 부담감이 컸어요. 나이(만 19세)도 어렸고요”라고 말했다. 당시 한국 기록을 경신한 김국영에게 자신을 향한 관심은 짐이 됐다. 그는 “주변에서 ‘이번에도 기록 세워야지’라고 말하는 것이 비꼬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어요”라고 털어놨다.
그는 점차 기록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달리는 데만 집중했다. 그러자 기록 경신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광주U대회가 막을 내린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100m 결승선을 통과하던 기억은 생생하다.
“정말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힘든 훈련을 참아낸 보람이 있더군요. 소속이 광주인 만큼 광주에서 잘 뛰고 싶은 생각도 있었죠. 기록이 잘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김국영의 목표는 9초대 진입이다. 쉬운 목표는 아니다. 그가 10초 23에서 0.07초 줄이는 데 5년이 걸렸다. 앞으로 0.16초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에 운도 따라야 한다. 그는 “피땀 흘리면서 해야 할 것 같아요”라며 기록 경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국영은 또 “사실 별다른 변화를 주기보다 지금까지 해 왔던 대로 하고 싶어요. 사소한 부분을 보완해나갈 생각이에요”라고 덧붙였다.
육상 100m는 노력과 트랙의 상태, 날씨가 맞아 떨어져야 신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육상 100m는 날씨에 따라서 기록에 미치는 영향이 커요. 비가 오는 상태에서 바람이 앞에서 불면 최악이에요. 그래서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발전 가능성이 크니까 9초대도 불가능하다고는 생각 안 해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국영은 베이징 선수권대회가 끝나면 2016 리우데자네이루를 향해 달린다. 그는 “시즌은 끝나지 않지만, 올림픽을 최종 목표로 잡고 다시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죠. 조금씩 강도를 높여서 올림픽에 정점을 찍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해요. 마침 7~8월이 가장 몸 상태가 좋을 때죠”라며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국영은 1991년 4월 19일 경기 안양에서 태어났다. 중ㆍ고교 시절부터 한국 육상의 다크호스로 성장해 2010년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초23으로 한국 육상 100m 기록(1979년ㆍ서말구ㆍ10초34)을 31년 만에 경신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