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특별조사국은 경남제약이 허위 정보로 주가를 띄우고 나서 특정 투자자들이 고점에서 주식을 매집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것으로 파악하고 최근 조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경남제약 관계자뿐 아니라 일부 애널리스트들도 시세 조종에 가담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경남제약의 주가는 이 회사의 주력 상품인 비타민제 레모나가 중국에 수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 3월부터 급등했다. 한국거래소 종가기준 지난 3월19일 2500원이던 이 회사의 주가는 4월17일 1만2600원으로 마감, 한 달 만에 404% 뛰었다. 이 기간에 경남제약의 주가는 9번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당시 경남제약을 ‘소수 계좌 과다 관여’를 이유로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5~6월에도 경남제약의 주가는 수차례 상한가를 기록하며 널뛰기 시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레모나의 중국 수출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주가가 급등한 것은 특정 세력의 주가 띄우기 아니냐는 의심을 제기했다. 경남제약은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지만 승인 시점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또 레모나가 우리나라에 입국한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어 향후 수출을 개시하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일부 증권사의 보고서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레모나 제품을 얼마나 샀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공식 통계는 없다.
한편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지난 8월 이희철 전 경남제약 회장과 그의 아내이자 회사 최대주주인 오수진씨가 보유한 회사 주식 전량에 가압류 결정을 내렸다. 이 전 회장은 2009년 2월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 주가를 띄울 목적으로 허위 실적을 공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