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이 9조원 가까이 치솟았다. 연이은 호재에 증권사들이 110만원까지 목표가를 제시하면서 새로운 ‘황제주’ 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0일 한미약품은 장중 87만7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 5일까지 50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거래일 만에 80만원선을 넘어섰다.
시가총액은 지난 5일 마감가 기준 5조5963억원에서 이날 장중 8조9725억원까지 오르며 9조원을 넘봤다. 제약·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8조5363억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한미약품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에 당뇨 치료제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기술을 5조원에 수출했다고 지난 5일 장 마감 후 밝혔다. 전일에는 글로벌 제약회사 얀센에 당뇨·비만 치료 바이오신약인 ‘HM12525A’(LAPSGLP/GCG)을 약 1조원(총액 9억1500만 달러)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연달아 상향하고 있다. 5조원 기술수출 발표 다음날인 6일에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KTB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 SK증권, 현대증권 등이 목표가를 높였다. 기존 58만~70만원 대였던 목표주가는 70만~100만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미약품 주가가 단숨에 80만원을 돌파하면서 목표가가 무색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얀센과의 1조원 규모 계약 발표 이후에는 NH투자증권과 현대증권, 하이투자증권에서 다시 한 번 목표가를 수정하며 110만원을 제시해 새로운 ‘황제주’ 등장을 예고했다.
이승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수의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신약 개발 실패에 따른 주가 할인 요인이 줄었다”며 “현금흐름이 안정화되고 신규투자 재원도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구완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술계약으로 재료가 모두 소멸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변모하는 시점은 바로 지금부터”라며 “임상에서 성공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록 성공 확률도 높아지면서 주가 할인율이 감소하기 때문에 기업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한미약품의 ‘대박’ 행진에도 목표가 제시를 보류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여름 한미약품을 비롯한 몇몇 제약주들이 고평가 논란으로 주가가 크게 빠졌다”며 “기술 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도 실제 상품으로 출시되고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고평가’논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